이전에 함께 다녔던 과장님이 갑작스레 연락을 해왔다. 과장님의 연세는 60대 여성으로, 젊은 사람들이 있는 의류쇼핑몰에서 오래 근무를 해서인지, 그 나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재치와 센스가 있어서 둘이 함께 붙어 다니며 이런저런 일상 얘기들도 많이 하였다.
일상 얘기라고는 그때 당시의 나의 남자친구 이야기와 쇼핑이야기, 그리고 과장님의 아이들 이야기와 시댁이야기가 주였는데, 과장님은 결혼 초 시댁살이를 힘들게 했었고, 그로 인해 시댁과의 고부갈등이 있었던 상태였다.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함께 웃고, 욕하고, 울고를 반복했던 게 3년 반, 퇴사를 하고 서로 연락하지 않아 서먹해져 갈 즈음에 온 연락이었다.
“명선씨, 잘 지내요?
나는 시어머니 장례 치렀고 잘 지내고 있어요.
미운 정이 참 컸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다 부질없네요.
명선씨는 시어머니께 잘해드리세요. “
그 시절의 함께 이야기를 너무 오래 했던 탓일까, 어떤 마음일지 고스란히 와닿아 오랜만의 연락에 반가울 틈 없이 슬픔이 조용히 찾아와 내 옆에 앉아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그 찰나의 시간에 애를 쓰며 누군가를 미워하고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