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엄마가 지겹다고 한 순간
난 모든 게 무너진 기분이었어.
지겹다고 말하던 그 표정이
지금도 잊히질 않아.
애써 웃었지만 ,
그 몇 글자가 공기처럼 내 주위를 맴돌아
마음 구석구석을 무너뜨렸어.
그래, 이해해.
그 말속엔 사랑이 다 닳아버린 게 아니라
그저 지친 하루들이 쌓여 터진 거겠지.
나는 그저 잠시
엄마의 마음과 내 마음 사이
좁은 틈에서 서성였던 거야.
그 틈이 커질 때마다
우리 둘의 마음은 서로를 향해 조금씩 더 조심스러워졌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엄마의 손을 잡고 싶고,
엄마는 나를 안아주고 싶었으면 해.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마음들이
서로에게 닿기를 바라는 작은 바람 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며 살아간다.
서로의 역할이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서툴러서.
그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서로에게 닿아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