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피어나는 것
어렸을 때부터 받아온
사랑, 관심, 응원이라는 이름의 애정.
그 모든 것들이 내 안에 스며들어 나를 자라나게 했다.
그들은 내가 모난 것 없이 자라도록
계속해서 거름을 주었고
우린 그 거름을 받아 성장해 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속 깊이 두려움이 피어났다.
나한테 거름을 줬으나 내가 꽃이 안될까 봐 무서웠다.
그동안 받은 거름이 헛되이 흩어져버린 건 아닐까.
그들의 기대와 마음을 외면한 채,
결국 시들어버리는 건 아닐까.
우린 늘 이렇게 불안하다.
단단해지고 싶지만
톡 건들면 쉬이 부서질 듯했다.
빛나고 싶지만 흔들리고, 자라나고 싶지만 멈춰 서는 순간들.
그러나 사실,
굳이 꽃이 아니어도 된다.
풀이라도, 나무라도, 작은 잎사귀라도.
우리가 어떤 모습이 로든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피어난 것일 테니.
이 사실을 알려주는 어른이 없었나 보다.
아이들을 벼랑 끝에 내몰아,
그저 시들게 해 버렸으니.
거름과 두려움 사이에서 우리는 여전히 자라고 있다.
비록 꽃이 되지 못하더라도,
나는 나로 피어나,
언젠가 누군가의 거름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