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 꿈과 책과 힘과 벽
매 순간,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정말 사소한 것들에도 스트레스를 받게 됐어요.
말투 하나, 대답 하나, 눈빛 하나까지.
술을 좋아했던 제가
술을 멀리하게 된 것도 아마 그 즈음이었고요.
예전엔 눈치 따윈 보지 않는 게
제 성격의 일부였는데
요즘은요,
그 눈치 속에 저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기분이에요.
‘어제 같은 하루’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 소개하고 싶은 곡은,
잔나비 – 꿈과 책과 힘과 벽.
어른이 된 우리에게,
조용히 건네는 노래예요.
"해가 뜨고 다시 지는 것에
연연하였던 나의 작은방"
이 작은 방에 들어오면
왜 이렇게 무기력해질까요.
며칠째 굴러다니는 맥주 캔,
그 옆엔 과자봉지 부스러기.
“2분만 투자하면 치울 수 있는데...”라는 생각만 하고,
그 2분을 미루다 보니
한 시간 치워도 사라지지 않는 흔적이 돼요.
해가 뜨고 지는 것.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는 그 자연스러운 일조차
이 방 안에서는
무거운 감정으로 스며들곤 해요.
"텅 빈 마음 노랠 불러봤자
누군가에겐 소음일 테니"
다짐은 해요.
오늘은 반드시 이불도 개고,
책상도 치우고,
하루를 좀 덜 흘려보내겠다고요.
근데 결국,
다 알고 있는데도 안 되는 날이 있어요.
정답도, 방법도 다 아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날.
그런 날,
제가 부르는 노래는 누군가에겐 소음이겠지만
저에겐 구조 신호였어요.
“지금 여기, 나 아직 버티고 있어요.”
"우리는 우리는 어째서
어른이 된 걸까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이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그날부터,
“저 포도는 원래 신 거야” 하고
그 꿈을 가진 사람을 비웃기 시작했어요.
마치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 더 멋진 것처럼,
애써 무심한 척하면서요.
하지만요,
노력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결과물을 들고 나타나는 이 시기에는
아무리 그래도
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걸
모른 척할 수가 없네요.
그래요, 우리는 왜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요?
그냥 계속
눈치도 없고, 아이처럼 굴고 싶었어요.
그걸 못하게 된 지금은
그저 지나온 시절 탓만 하고 있는 나.
어른이 된다는 건
이유 없이 나를 탓하는
능력부터 갖게 되는 일인가 봐요.
"자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하루는 더 어른이 될 테니."
안 되겠어요.
오늘은 그냥... 회복 좀 하려고요.
괜찮은 척도, 다짐도, 미뤄둘게요.
그래요, 냉장고에 있는 맥주는
마시라고 있는 거잖아요?
오늘은 이거 한 캔 마시고,
아무 생각 없이 잠들 거예요.
그리고 내일,
어제보다 조금 더 어른이 되어 있을 나를
그냥, 살짝 기대해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