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향기:
한시(韓詩)로 읽는 역사와 인물 (23)
--- 최영 (1)
태산과 더불어 영원히 우뚝하리라
< 哭崔侍中 (곡최시중) >
--- “시중 최영의 서거를 슬퍼하며”
奮威匡國鬢星星 (분위광국빈성성)
분투 노력하여 나라를 바로잡다가 귀밑머리 희끗희끗하니
學語街童盡識名 (학어가동진식명)
겨우 글자 깨우친 길거리 아이들도 그 이름은 알고 있다오.
一片壯心應不死 (일편장심응불사)
한 조각 장한 마음 죽지 않고 살아서
千秋永與太山橫 (천추영여태산횡)
태산과 더불어 영원히 우뚝 하리라.
이 시는 최영(崔瑩, 1316-1388)장군의 자작시가 아니다. 타고 난 무인이라서인지, 아님 조선 왕조에 의해 조직적으로 삭제되어서인지 최영 장군의 한시는 단 한수도 전해지고 있지 않다. 이 시는 여말선초(麗末鮮初)를 살았던 변계량(卞季良, 1369-1430)이 최영장군의 충정을 기리며 지은 한시다. 간결한 칠언절구 속에 최영장군의 우국충정과 생전의 업적을 기리며,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는 시인의 감회가 잘 함축되어 있다. 그러나 그의 전성기 때 지은 시에 비하면 율격이나 시정이 서툴다. 아마도 최영장군이 처형된 1388년 직후에 지은 시일 것이다. 후일 조선 왕조에서 빼어난 문사로 활약하게 되지만 이 시를 지을 때의 변계량은 10대 후반의 열혈청년이었으리라. 그러니 고려 왕조의 영웅인 문하시중 최영이 반란군 세력에 의해 처형된 사실에 의분해 마지않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
도서 출간 협의를 위해 본 시화(詩話)의 컨텐츠를
별도 보관한 베타 버전(Beta Version)으로 만들었습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신 분은
저자의 이메일(solonga21@gmail.com)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 무릇 시호(諡號)는 망자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함이지, 조롱하기 위함이 아닐진대, 이는 만고의 충신을 희롱하는 실로 매우 고약한 처사로다.
신은 백성이 어육이 되는 것을
도저히 좌시할 수 없습니다
글씨: 허봉(虛峰) 길재성(吉在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