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명 속에서 나를 찾는 방법
나는 언제 ‘나’로 존재할까.
가족 같은 친구 앞에서의 나와, 그저 인사만 나누는 사람 앞에서의 나는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그중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많은 사람들은 편한 자리에서 드러나는 모습이 진짜 나라고 말한다. 거리낌 없이 웃고,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그 순간에 ‘나’가 나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느낀다.
나는 오히려 편한 사람 앞에서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편안함 속에는 ‘의존’이 숨어 있고, 의존은 나를 약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 너무 기대는 순간, 나는 그에게 바라고 요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두려웠다.
그래서일까, 나는 가까운 관계조차도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곤 했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고, 실망하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믿음은 나를 지켜주었지만, 동시에 소중한 친구 하나를 잃게 만들었다. 그 친구는 나에게 가장 편하고,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나는 그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질문은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언제, 정말 자기 자신이 되는 걸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나는 누구인지 모르겠다”라고 느낄 때, 그 순간이야말로 오히려 진짜 나와 가까워지는 때일지도 모른다. 확실하지 않기에 의심하고, 불안하기에 돌아보고, 모호하기에 계속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바로 그 질문을 붙잡고 있을 때, 우리는 누군가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 안을 바라볼 수 있다. 그 순간, 아주 잠시나마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어렴풋이 마주한다.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당신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