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의 별, 이정기』(연제소설)

고구려유민이 세운나라

by 산들강바람

## 제2장: 안록산의 그림자

### 1. 산둥의 첫걸음

750년 4월, 산둥 청주.

이정기가 생전 처음 바다를 봤다. 끝없는 푸른 물결이 하늘과 맞닿았다.

"놀라지 마라. 산둥은 바다로 먹고사는 곳이다."

평로군 참모 왕사례가 말했다. 사십 대의 노련한 장교였다.

"염전, 어업, 해상 무역. 당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곳 중 하나지."

청주성은 영주성보다 컸다. 무엇보다 활기가 달랐다. 상인들이 드나들고 이국 물건들이 거래됐다.

"만날 사람은 최지원이다. 이 지역 최대 호족이야."

"조심할 점은?"

"교활하다. 이익만 챙기려 든다. 하지만 필요한 인물이지."

최지원의 저택은 궁궐 같았다. 넓은 정원에 누각이 서고, 연못에 잉어가 헤엄쳤다.

"평로절도사 휘하라니 영광입니다."

최지원은 오십 대 비만한 사내였다. 비단옷을 입었지만 눈빛이 차갑고 계산적이었다.

"상호 협력을 원합니다. 이 지역 안정을 지켜드리고, 필요한 지원을 받고자 합니다."

최지원이 이정기를 봤다.

"젊군요. 나이가?"

"스무입니다."

"어느 집안?"

"영주 고구려 유민입니다."

최지원의 표정이 바뀌었다.

"고구려... 흥미롭군요. 여기도 고구려 유민이 많습니다. 특히 연안에 몰려 있지요."

미소를 지었지만 따뜻하지 않았다.

### 2. 숨겨진 동포들

며칠 뒤, 이정기가 홀로 청주를 돌아다녔다.

항구로 가자 분위기가 달랐다. 거친 어부들 사이에서 고구려 말이 들렸다.

주막에 들어섰다.

"막걸리 한 사발."

주변에서 수군거렸다.

"저 사람 누구야?"

"군인 같은데."

이정기가 큰 소리로 말했다.

"영주에서 왔습니다. 이정기라고 합니다."

주막이 조용해졌다.

한 노인이 다가왔다.

"혹시 평양성 철기대 이 씨의 후손?"

이정기가 놀랐다.

"어떻게..."

"고 아무개입니다. 당신 아버님과 마지막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노인이 눈시울을 붉혔다.

"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러셨군요... 좋은 분이셨는데."

"지금은 뭘 하십니까?"

"염전일을요. 여기 고구려 유민들 대부분이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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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고요함, 바람의 속삭임, 강과 계곡의 흐름, 그리고 바다의 깊이를 글로 담아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저에게 가장 진실한 위로와 질문을 안겨주었습니다. 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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