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위에서, 하늘을 보다

숲에서 하루

by 산들강바람

숲은 언제나 나를 부른다.

도시의 소음과 사람들의 말들이 너무 많아질 때, 나는 조용히 그곳으로 향한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 속은 마치 세상의 가장 깊은 숨결처럼 느껴진다.

그곳에 들어서면, 나는 말없이 걸을 수 있다.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나의 마음을, 숲은 그저 받아준다.


오늘도 나는 숲 속을 걷는다.

햇빛은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고, 바닥엔 금빛 무늬가 흩어진다.

그 빛은 아름답지만, 때로는 너무 눈부셔서 마음을 가린다.

나는 그늘을 찾아 걷는다.

그리고 오래된 바위 하나를 발견한다.

그 위에 조심스레 걸터앉는다.


바위는 말이 없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엔 수백 년의 시간이 깃들어 있다.

비바람을 맞고, 계절을 지나며, 그 자리를 지켜온 존재.

그 위에 앉아 있으면, 마치 내가 세상의 가장 오래된 존재가 된 듯한 착각이 든다.

숨을 고르고,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그리 푸른 하늘이었다.

맑고 투명한, 그러나 어딘가 아련한 빛을 띤 하늘.

그 아래서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고, 햇살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내 손등을 간질인다.

모든 것이 살아 있고, 모든 것이 조용하다.


나는 생각한다.

삶이란 어쩌면 이 바위처럼,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지 않아도,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햇빛을 피하고, 바람을 맞으며, 그저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나를 잃고, 다시 나를 찾는 것.


숲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나는 그 침묵 속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나무의 숨소리, 바람의 속삭임, 풀잎의 떨림.

그 모든 것이 나에게 말을 건다.

“괜찮아. 너는 여기 있어도 돼.”


나는 바위 위에서 오래도록 앉아 있다.

시간은 흐르지만, 그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한 순간.

그 순간 속에서 나는 나를 바라본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던 마음이, 잠시 방향을 찾는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하늘을 본다.

그리 푸른 하늘.

그 아래서 나는 조용히 웃는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삶은 여전히 어렵지만,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괜찮다.


숲은 나를 품고, 바위는 나를 지탱하고, 하늘은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 속에서 살아 있다.

조용히, 깊게,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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