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소환

그때 그 소풍

by 엄마먼저공부



어린 시절, 소풍은 단순한 외출이 아닌 특별한 설렘의 순간이었습니다. 교실에 모인 친구들 사이에서 소풍 날짜가 공개되면, 아이들의 얼굴에는 환호와 한숨이 교차했습니다. 저에게 소풍 전날 밤은 언제나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가방 속에는 김밥과 과자가 자리 잡았고, 아침마다 눈을 뜨면 소풍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떠날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로 떠나는 그 자체가 주는 설렘은 어린 저에게 큰 행복이었습니다.


소풍에서 찍은 사진들은 마치 타임머신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어 보여줍니다. 부모님의 앨범 속에는 제가 소풍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 사진 속의 저는 노란 모자를 쓰고, 체육복을 입은 채로 엄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때의 엄마가 곁에 없지만, 그 사진 한 장은 여전히 제 마음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소풍의 핵심은 도시락이었습니다. 엄마는 친구들과 나눠 먹으라는 뜻에서 많은 양의 김밥을 싸주셨습니다. 하지만 어린 저는 그 많은 김밥을 다 먹으려다 속이 불편해지기도 했습니다. 나눔에 서툴렀던 그때의 제가 부끄럽지만, 그 시절의 부끄러움은 성장의 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김밥 한 줄 한 줄이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이었다는 것을 깨달아 갑니다.


소풍이라는 여정은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뉩니다. 소풍가는 길은 설렘는 서론이었고,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은 즐거운 본론이었습니다. 결론은 돌아오는 길은 다소 피곤한 마음이지만, 집과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소풍은 단순한 외출이 아닌, 삶의 여러 측면을 경험하게 해준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한 아이의 부모로서, 어린 시절 저를 돌보아 주신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내 자녀에게 충분히 전해주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앞으로는 그 사랑을 더욱 전해주고자 다짐합니다. 소풍의 추억은 지금의 저에게 엄마의 입장에서 소천하신 엄마의 마음을 읽고, 엄마가 주신 사랑을 내 딸에게 전해 줍니다. 엄마가 해 주신 것처럼....


* 사진은 부모님 앨범속에 있습니다.

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시면 그때 앨범을 정리하라고 하십니다.아버지는 죽을때까지 사진을 통해 기억소환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에서는 개인이 죽으면 기억도 죽는다는 문구에 생각 났습니다. 그러나, 나는 동의 하지 않습니다.

함께 했던 순간, 그 시간과 공간에 함께 했다면 어느 누군가는 전해 진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생각과 감정은 아닐겠지만, 하늘에 계신 엄마의 기억은 함께 죽음으로 변했었어도, 소유한 사진과 살아 있는 자식으로써 나는 기억이 이어집니다. 이 감정을 딸에게도 말해주겠지만 함께 경험한 것이 아니기에 점점 퇴색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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