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짜리 아들에게 어린이집 마치고 뒷 공원에 가자고 했다. 벚꽃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빨리 사진 찍어야 한다고.. 나는 곧 떨어질 없어질 벚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다.. 벚꽃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찰나로 지나간다고.. 그래도 그 삶을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요즘 과몰입하며 보고 있는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 때문인지.. 활짝 핀 벚꽃 때문인지.. 나는 남편과 전화하다 울컥해버렸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911 테러 때문에 미국에 기자로 갔고 여자 주인공은 멀리서도 응원했는데 상황이 너무 힘드니깐 결국 그 응원이 더 이상 와닿지 않게 되고 남자 주인공은 서로 힘들어지는 게 싫어서 연락을 못하게 되고 여자 주인공은 슬픔 기쁨 좌절 모두 나눠가지자고 했는데 그러지 못하니 외로워하고 결국 이별을 고한다.. 나는 이해가 안 됐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아들이랑 예쁜 벚꽃보고 기분 좋아서 전화했는데 나 또한 이제는 더 이상 기쁨도 슬픔도 걱정되는 일들을 같이 공유하기 어려운 주말부부의 우리의 상황이.. 내가 되어버려서.. 순간 너무 울컥해서 전화를 더 이상할 수 없어 끊어버렸다. 그러고 눈물이 났다.. 예전엔 그냥 모든 걸 그때그때 다 공유한 것 같은데 이제는 서로가 걱정이 돼서 서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버거워서 다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오늘은 그랬다..
행복한 순간에도 정말 기대고 싶은 순간에도 항상 함께 할 수는 없으니.. 나도 모르게 외로워진다..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남자 주인공도 여자 주인공도 다 이해가 되니깐.. 슬픔을 나누는 게 늘 좋을 수는 없지만.. 또 나누지 못하면 또 다른 한쪽이 더 슬퍼질 수도 있어지니깐.. 정답은 없지만.. 정답을 찾을 수도 없네..
오늘도 그저 시간은 흐른다.. 화려한 벚꽃이 언젠가 엔딩을 맞을지 너무나도 알고 있어서.. 잡고 싶어 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