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육아 현장 24시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는 말이 있다.
게임이 아닌 분야에 대한 지식, 전달, 행동 및 관심 유도 혹은 마케팅 등에
게임의 매커니즘, 사고 방식과 같은 요소를 접목시키는 것이다.
이제 막 1개월이 갓 넘은 아기를 돌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육아도 게임처럼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추억의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처럼 육성 시뮬레이션이라는 종류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구상해보았다.
메인 스토리
신생아 육성 목표는 목을 가눌 수 있고, 뒤집기를 하는 시기까지 신체,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기르는 것이다.
양육자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용변을 처리하고, 놀아주는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후 성장 챕터와 과업 목표는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기본, 랜덤 패턴
신생아는 기본적으로 먹고, 자고, 싸는 행동을 한다.
각 순서는 순차적일 수도,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자주 울음보를 터뜨리는데 욕구충족 지연 시간에 따라 칭얼거리는 정도에서 그 강도가 점점 강해질 수 있다.
[식사]
2~3시간 마다 허기가 지는데 분유 또는 모유 수유 여부에 따라 주기 차이가 존재한다.
모유는 소화력이 높아 약 2시간 마다, 분유는 약 3시간 간격으로 먹여야 한다.
통잠을 잘 수 있는 시기 전까지는 밤, 낮, 새벽 구분 없이 진행해야 하며,
수유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보챌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강성 울음을 터뜨릴 수 있다.
끼니를 떼운 후엔 반드시 트림을 시켜줘야 한다.
수유량은 아기 무게에 따라 점차 늘려가야 하며,
지나치게 적은 양을 먹이면 욕구 불만족으로 보채거나 울음을 터뜨릴 수 있고,
과식을 하게 되면 배앓이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
식사 또는 용변 해결 후 반드시 잠을 자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 잘 수 있을 때까지는 양육자가 반드시 재워줘야 한다.
주야 구분 없이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재워야 한다.
식사 시간에 맞춰 2~3시간 정도 간격을 맞출 수 있으나 꼭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타임 이상을 건너 뛸 수 있다.
[용변]
본 행동은 수시로 발생하며, 하루에 약 10~15개 정도의 기저귀를 준비해야 한다.
소변과 대변은 동시에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배설물 색이 보통의 것과 다르거나 피가 섞여나오는 경우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
기저귀를 교체하는 중간에도 대소변이 나올 수 있다.
기저귀를 교체하고 난 직후에도 대소변이 나올 수 있다.
참고로, 기저귀 갈이 중 절대 가만히 있지 않고 매우 격렬하게 버둥거릴 수 있다.
이 경우 교체 시간이 늘어나며 극히 지연되면 강성울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태이상
[칭얼거림]
각 욕구의 정도가 경미할 때 옹알이 같은 목소리로 에, 에, 거리면서 보채는 것을 말한다.
제 때 원하는 바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점점 소리가 커지며 강성울음으로 이어질 확률이 있다.
기본 패턴 외 안아주기, 토닥여주기 등 애정을 갈구할 때도 칭얼거릴 수 있다.
[강성울음]
욕구가 빨리 해결되지 않았을 때, 배앓이 등으로 아플 때, 불편감의 정도가 심할 때 발생한다.
고양이 울음 소리와 비슷한데 음량이 상당히 크고 오래 듣고 있기가 괴로울 정도의 소음이다.
단순히 토닥이는 것으로는 달래지지 않으며 욕구를 충족시킨후 수십 분 정도를 달래주어야 진정된다.
때로는 몇 시간 정도 걸릴 수 있다.
[용쓰기]
이게 아기가 내는 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의 아저씨 소리가 난다.
맘카페에서 종종 칭하듯 '이계인 소리' 라고도 한다. 탤런트 이계인씨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대변이 마렵거나 뱃속에 가스가 찰 때, 불만족일 때, 성장통을 느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해결된다.
[동시다발]
배고픔, 용변 등 2개 이상의 욕구가 동시에 발현된 상황을 말하며 빈번하게 발생한다.
서브 퀘스트
아기가 자거나 보채지 않을 때 본인 욕구 충족, 각종 집안일을 해야 한다.
양육자 본인의 세면 및 목욕, 휴식을 포함하여
세탁기 돌리고 건조시키고 개기, 집 청소, 식사 해결 및 설거지, 젖병 소독, 쓰레기 버리기 등이 포함된다.
도중에 아기가 배고프거나 배변했거나 불편감이 있는 경우 즉시 멈추고 해결하러 가는 것을 권장하며,
제 때 해결되지 않거나 지연되는 경우 강성울음을 터뜨릴 수 있다.
아이템
각종 육아템으로 아기를 진정시키거나 욕구 충족, 양육자 부담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래 열거한 것 외에도 다양한 제품, 브랜드가 존재한다.
[분유제조기]
손으로 타는 것보다 빠르게 분유를 제조해준다.
[수유쿠션, 패드]
아기가 수유에 안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받쳐주며 양육자의 목, 어깨, 허리 자극을 완화해준다.
[스탠드형 기저귀갈이대]
기저귀를 교체할 때 양육자의 허리를 보호해주며, 각종 육아용품 보관이 용이하다.
[역류방지쿠션, 일명 '역방쿠']
위장이 일자형인 아기는 먹은 것을 자주 게울 때가 있는데, 이를 방지해준다.
[모빌]
역방쿠 또는 침대에 눕혀놨을 때, 놀아줄 때, 양육자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종종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왜 '육아퇴근'을 부르짖는지 직접 겪어보고서야 비로소 공감이 간다.
지금도 겨우 아이가 자는 시간에, 남편이 잠시 아기를 지켜보는 와중에 짬을 낸 것이기에.
본인을 포함, 세상의 모든 부모들을 그저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