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아가는 엄마 아빠를 좋아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지 온종일 정신이 없다.
굳이 정신 승리를 해보자면 하는 건 별로 없는데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는 정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반복적이지만 늘 새롭다.
하루에 밥을 6~8번 줘야 하는 아기를 먹이고 달래는데 생각보다 수고가 많이 든다.
부모로서 기꺼이 감수해야 할 일이건만,
아직 제 세계의 전부가 엄마, 아빠인 아기는 자꾸만 가까이 붙어있고 싶다보다.
당연히 돌봐주겠지만,
나는 밥도 먹어야 하고 대소변도 봐야 하고 씻어야 하고 설거지 등 가사도 처리해야 하는데
좀처럼 떨어지기 싫은지, 조금이라도 제 몸에서 보호자가 멀리 떨어지면
세상이 떠나가라- 싶을 정도로 강성 울음으로 찢어지게 운다.
이것이 생존본능의 일환이라면, 살기 위한 울부짖음이라면 얘는 구석기 시대에도 살아남았으리라!
솔직히 글을 쓰고 있는 현재에도 아기를 안고 타자를 치고 있다.
잠드는가 싶어서 침대에 내려놓아도 울고,
영유아용 장난감을 틀어주고 와도 혼자 놀다가도 얼마 안되서 뿌애앵 하는 우는 소리가 들리고,
아기띠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자니 허리와 몸을 조여서 계속 하고 있기엔 불편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평화롭게 자고 있는 너와 나의 안온한 공존을 위해 이 자세를 얼마나 연구했던가.
다음 맘마 타임까지 부디 울지 않고 버텨보자.
그리고 그만 좀 버둥거리렴... 엄마 팔 아프거든!
저명한 심리학자 프로이트가 주창했던 이론을 일부 발췌해보자면
현재 우리 아기 발달시기는 '구강기'에 해당하여 입주변이 몹시 예민하다.
빨기욕구가 극에 달해 자꾸만 손을 입가에 가져가고 침을 묻힌다.
그렇다고 원하는대로, 달라는대로 무작정 수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기의 위장은 작고 소화기관은 어른보다 미숙한데 과도한 양을 먹을 경우 배앓이를 일으키니까!
어제는 적정량을 급여했음에도 분수토를 하는 바람에 내 옷, 아기 옷, 턱받이까지 모두 빨아야 했다.
살짝 썩어가는 분유향을 맡아본 일이 있는가.
넌 나에게 목욕감과 빨랫감을 줬어
여담이지만, 1개월 영아의 대변에선 요플레 썩은 향이 난다.
특이하게 얘는 쌌다고 바로 울지는 않는데,
역류방지쿠션 위에서 버둥거리다 유달리 조용할 때 엉덩이 냄새를 맡아보면 90% 확률로 똥이다.
갓 나왔을 당시 3.5키로대의 신생아는
어느새 무럭무럭 미쉐린 타이어처럼 통통해져 어느새 5kg을 훌쩍 넘었다.
대변을 보게 되면 엉덩이와 항문 주변을 물로 잘 닦아줘야 청결한데,
임신과정부터 손목, 무릎 관절이 약해진데다 근육도 약해져서 씻기러 가기 힘들다.
애 아빠가 옆에 있으면 자주 맡기고 있는데 그 역시 요즘들어 어깨, 허리, 무릎이 쑤시단다.
목이라도 가눌 수 있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기에 더욱 세심한 돌봄을 요한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지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너는 성장하겠지, 나의 사랑스러운 요물!
이제 맘마를 주러 가야겠다.
그 전에 기저귀를 갈아줄텐데 부디 울지 않기를.
더불어 애 아빠가 빨리 퇴근했으면 좋겠다.
목욕시키고 밤잠 재워야 하니까.
자 이제 맘마 먹으러 가야 하니까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