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도 멀리 여행 갈 수 있어!
주말부부가 현명하게 여행 가는 법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혹은 휴가를 즐기고 싶을 때
종종 사람들은 여행을 가곤 한다.
우리 부부도 그렇다.
특이사항이 있다면, 나와 남편은 주말부부 라는 거!
평일엔 강원도 오지에서 근무하는 나와
수도권 붙박이로 살아가는 남편이 여행가는데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서로 떨어진 곳의 접점을 찾는 것
또는 각자 달리 출발하여 만나는 것,
올해 다녀온 여행지는 후자에 속했다.
대망의 그곳은 경북에 위치한 소도시, 봉화군이다.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러했고, 남편도 그러했으니.
봉화라고 하니,
주변 지인이 봉하마을과 헷갈려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봉화군은 거주 인구 약 3만 명의 소도시이자
지리적으로는 영주시, 안동시 등과 인접한 곳이다.
한편, 봉하마을은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곳이니,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셈.
수도권과 인천 사람들이 이해 가기 쉽게 설명하면
강남과 한남이 다른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까나?
이름이 서로 비슷하나
강남은 강남구이고, 한남은 용산구 한남동이니까.
즉, 위치가 다르고 행정구역이 다르다.
아무튼, 이 먼 곳에서 서로 만나려고 보니
내가 강원도에서 수도권 집까지 갔다가
남편을 차에 태운 후
다시 경북 쪽으로 하행하는 동선이 영 불편했다.
하여, 남편은 동서울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난 강원도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는 방법을 택했다.
요샌 지도 어플도 발달했고 검색도 잘 돼서
로드뷰까지 확인 후 접선 장소를 물색했다.
평소 여행 계획은 가급적 꼼꼼하게 짜는 편이라
즉흥 여행을 즐기는 남편과 성향이 다르지만
오랜만의 장거리 여행이다 보니
꽤나 즐겁게 계획을 짰고 상대도 나를 잘 따라주었다.
다만, 지도를 확인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
터미널에서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구나 토요일엔 행락객이 많아 길도 막히는데
고속버스라고 제 때 도착하랴?
실제로도 그는 예정시간보다 1시간쯤 늦게 도착했다.
소도시의 버스 정류장엔 따로 주차장이 없고
방문 당시엔 '봉화 은어축제' 기간이라
유동인구도 상당했다.
초보운전자인 내가 사람 많은 곳에서 주차를 할 수야 없지!
결국, 인근 주차장 멀리 길가에 대고 걸어서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첫날 일정만 소화하고
이튿날인 일요일에 떠나야 했고
월요일까지 쉬는 난 혼자 탱자탱자 놀다가 복귀했다.
그를 터미널까지 데려다주는 걸 결코 잊지 않았다.
참으로 신기했던 건,
본인이 여행 가면 50%의 확률로 비가 오는데
그와 함께 있으면 그 비중이 현격히 줄어든다는 거다.
남편이 떠나고 딱 1시간 지나니까
소나기가 내리더라.
놀러 가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
날씨는 참 종잡을 수가 없다.
하여, 늘 우산을 소지하고 다닌다. 우양산 겸용으로!
마침 이 시기가 올해 수도권 일대를 강타한
그 8월 초, 115년 만의 폭우 즈음이었다.
혼자 돌아가던 날, 아찔하게도 비가 많이 왔다.
거듭 언급하건대 본인은 초보운전자다.
엄청난 비가 안개와 함께 앞유리 시야를 가릴 때
내 얼굴에도 눈물이 앞을 가렸고 무서웠다.
모든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40km/h의 속도로 서행했고
비상 깜빡이가 돌림노래처럼 깜빡였다.
무사히 돌아와서 천만다행이다.
아무튼, 주말부부라 하더라도
동선을 잘 짜고 여행 계획을 잘 수립하면
얼마든지 멀리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견우직녀 생활을 청산하기 전에
또 함께 멀리 가게 되면
다음엔 제주도를 노려보련다.
#주말부부 #여행 #신혼부부
#주말부부 #신혼부부 #여행 #여행동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