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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비로소 감사가 찾아온다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 줄 마인드셋

by 단신부인

심적으로 한동안 힘든 시기가 종종 찾아온다.

다년간 쌓아왔던 것들이 한 순간에 흩어지고 마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의지나 의도, 행동과는 상관없이-

생각과는 다르게 오해하거나 곡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부연하면 할 수록 듣는 이는 더욱 방벽을 강화하고 변명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때에는 오롯이 의지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걸 포기해야 한다.

더 이상 해결할 방안이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 찾아올 생명의 죽음을 받아들이듯, 그저 묵묵히 감내하거나 버티거나, 혹은 무너지거나.

받아들이기까지 그에 걸맞는 수고로움이 느껴지겠지만.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얼마 전에서야 수용했다.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다.

언젠가 개운하여 승승장구 할 때에도 같은 질문을 할 수도 있으련만,

스스로가 한참 호황일 때에는 생각할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 때는 그저 운이 좋을 뿐이다. 물론, 노력의 여부와는 때론 상관 없을 때도 있고.

노력이 꼭 좋은 결과만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그건 상대적이니까.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노력을 했더라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때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삶에 시련이 찾아올 때 이를 받아들임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가수 국카스텐의 「스크래치(Scratch)」라는 노래 가사엔 이런 말이 있다.

씩씩하게 과감하게 견디고 견뎌서 버틸게. 어림도 없어 아픔마저도 선택할 수 있어. (중략)
온 몸에 가득히 물들은 상처 위에 꽃이 핀다.

감내를 하되,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동물과는 달리 사람은 날 때부터 걸을 수 없다.

머리를 들어올리지 못했고 뒤집기를 어려워했고 일어서려다 넘어지고 한 치 앞을 못 보고 아장아장 걸었다.

무수히 많은 실패 끝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

당당히 앞을 보고 걷는 현재의 굳건한 모습은 그저 결과인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실패과정의 총체다.


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했다.

평소의 아집, 권태로움, 변명을 버리고 새로운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출발점 중 하나는 독서이다. 1년에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던 내가 벌써 5권이 넘는 책을 완독했다.

비로소 내가 할 수 있었음을 알았다. 그저 외면하기만 했던 것을.


곁에 머무는 사람들을 찾았다.

놀랍게도 먼저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안부를 묻고 예상치 못한 선물까지 보내주는 이가 있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닌가.

부족한 나를 알아봐주고 먼저 연락해 줄 용기가 충만한 분들이 곁에 있다는 게.

또한 생활을 같이 하는 남편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때로는 밉상일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을 나를 참아주고 묵묵히 내 곁에 있어주는 당신을.

독립 후 좀처럼 뵙지 못했던 엄마의 모습을 다시 보았다.

못난 모습을 보여도 그저 나를 믿어주고 보듬어주고 받아들여주는 당신을.

나를 위해 쓴 소리도 아끼지 않는 친구들을 보았다.

시련을 겪고보니 보이지 않던 감사한 것들이 비로소 보였다. 감사해야 할 것들 투성이다.


그러니, 계속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가자. 아문 상처 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틔울 때까지.


#마인드셋 #인간관계 #시련극복 #위기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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