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과 연결되는 여행
어릴 적부터 우랄-알타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 단어는 언제나 낯설고도 묘한 호기심을 자극했지요.
러시아의 우랄산맥과 몽골의 알타이산맥, 그 사이에 자리한 땅.
그곳에 살던 이들을 우랄-알타이어족, 그들이 쓰던 말을 우랄-알타이어라고 불렀습니다.
저는 어릴 적, 한국인이 바로 그 땅에서 내려왔다고 배우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언제나 머릿속 지도 속 먼 장소였고,
현실에서 마주할 일이 없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아들이 저를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초대했습니다.
“엄마, 이 나라는 우랄과 알타이 산맥 사이에 있어요.”
오랜 시간 마음속에만 존재하던 그 단어가,
드디어 실제 장소로 다가왔습니다. 저의 오래된 궁금증이 현실과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항에 내렸을 때, 카자흐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밝은 피부, 작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검은 머리카락과 갈색 눈,
중간 정도의 키와 체격.
왠지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느껴졌지요. 현지인들은 저를 보면 대부분 한국인이라고 인식합니다.
중국인이라기보다는,
어쩌면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우랄-알타이 얼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인은 약 3,000년 전, 우랄-알타이 지역에서 한반도로 이동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은 왜 이 땅을 떠났을까요?
식량이 부족했을까?
위험한 상황 때문이었을까?
전염병?
너무 추운 환경?
나처럼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아니면 그냥 걷고, 걷고, 걷다가 피곤해서 한반도에 머무른 걸까요?
한 세대를 30년으로 본다면, 저는 100세대가 흐른 후, 조상들이 떠났던 바로 그 땅으로 다시 돌아온 셈입니다.
이번 카자흐스탄 여행은, 마치 고향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수천 년 전, 낯선 땅을 향해 걸어갔던 조상과
보이지 않는 선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지요.
그들은 용기 내어 떠났고,
살아남아 자손을 낳고,
그 길 끝에 제가 존재합니다.
가끔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오래전 조상의 영혼이 다시 이 땅에 돌아온 존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