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로 몸과 마음, 정신을 수련한다. 요가를 하며 근육과 골격을 단련시키고 마음의 안정을 얻고 정신향상을 체험한다. 7년간 꾸준히 한 필라테스 덕분에 몸도 건강해졌고 스트레스도 줄였지만, 어딘가 부족했다. 3년 전 첫 요가수업부터, ‘아하!"를 경험하며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다. 호흡을 동작과 자세와 연결하고 집중할 때, 모든 잡념이 사라져 마음은 비워졌다. 요가는 운동 그 이상이었다. 요가는 깊고 고른 숨쉬기와, 몸의 기를 이용한 완만한 동작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은 뒤 명상에 들어감을 목표로 한다. 요가는 움직이며 하는 명상(Moving Meditation)이다. 나는 핫요가(Hot Yoga)를 즐기는 요기(요가를 하는 사람)이다. 일주일에 3-4일, 더운 방에서 75분간 구슬땀을 흘리며 요가를 한다. 핫요가는 나의 심신을 단련하고 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수련장이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40도 열기와 간접 조명이 켜진 방에, 매트를 깔고 그 위에 타월을 얹는다. 물과 손타월을 가까운데 놓는다. 나는 메건, 미셀, 로리, 캐린 이렇게 4명의 강사에게 번갈아 배운다. 그들은 매일 잘 짜인 프로그램을 차분하게 선보인다. 요가는 시퀀스(Sequence)라는 연속되는 자세로 이어진다. 보통 6단계로, 약 14가지 자세가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빈야사(Vinyasa) 요가는 인생의 여정을 말하는 것 같다.
1단계, 탄생 그리고 첫 호흡 - 숨쉬기
5분 정도로 준비와 안정을 취한다. 태어난 아기가 울면서 첫 호흡을 하듯이, 요가는 숨쉬기로 시작된다. 메건은 “요가는 호흡을 알아야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횡격막을 이용한 호흡 운동을 이끈다. "들이쉬기 1 2 3 4 5 6 7 8, 멈추고 1 2, 내쉬기 1 2 3 4 5 6 7 8"이라는 메건의 안내에 맞춰 5번 반복한다. 태어나자마자 누구나 할 수 있는 한 가지, 숨쉬기를 들숨과 날숨으로 나누어 길게 가슴을 열고 닫는 호흡을 매일 연습한다.
2단계, 삶을 배우는 청년기 그리고 독립 - 워밍업
두 번째로, 10분 워밍업이다. 준비 동작으로 손과 발, 어깨등 모든 관절을 쥐었다 폈다 돌리기를 하며 풀어준다. 고양이가 되어 목을 쭉 펴고, 풀을 뜯는 소가 되어 등을 늘려준다. 잠에서 깨어난 사자가 몸을 피듯이 몸전체를 원을 그리며 움직여준다. V자로 쭉뻗은 강아지 스트레치(다운 도그)는 내가 좋아하는 몸 펴기이다. 쫙 핀 두 손을 땅에 딛고 힙은 하늘을 향하고 두 발을 땅에 고정시키는 다운도그는 쉬어 보이지만 어려운 자세로 발 뒤꿈치까지 땅으로 펼치는데 몇 달이 걸렸다. 땅을 향한 머리는, 위아래로 움직이며 현재에 "예스’’를 말하고 가로저으며 과거에 “노”를 던진다. 들숨으로 일어서서 팔을 V자로 열고, 내쉬며 지금의 나를 환영한다. 연이어 팔을 위로 쭉 펴고 배를 집어넣고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경례를 할 때, 나의 조바심과 불안은 멀리 도망간다. 접고 펴고 내렸다 올렸다를 3번 반복한 뒤, "30살 이립"을 표현하는 나무자세로 독립을 선언한다.
3단계, 중년의 노련미 - 심신 수련
다음은, 35분 정도 본론 단계로 서서 하는 요가다. 40대, 땀 흘리며 일할 때이다. 스태미나를 기르고, 힘을 다 모아 어려운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미셸은 모든 동작에 “숨을 마시고! 숨을 쉬어라! (Breath In!, Breath Out!)”라고 강조한다. 워리어(Warrior 전사) 1,2,3 포즈로 자부심을 기르고, 몸을 낮추는 전사가 되어 겸손을 배운다. 그 사이사이 6번 정도 반복하는 차타룽가(Chaturanga)는 지구력을 키우는 중요한 동작이다. 플랭크(Plank: 합판)로 시작해서 팔을 굽히며 몸을 앞으로 밀듯이 내리고 업도그(Up Dog)를 한 다음, 구부린 팔과 복부 힘으로 몸을 일으켜 다운 도그로 끝낸다. 체력이 모자란 나는 4번에 그친다. 가능과 불가능,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결정하며 현재의 나에 집중한다. 온몸은 땀에 젖어 반짝이고 매트 위의 타월은 젖어간다. 불순물이 빠진 깨끗한 피로 몸은 정화되고, 마음은 비 온 뒤 하늘이고 정신은 새가 되어 난다. 땀 흘린 농부가 산들바람을 즐기듯, 상쾌해진 나는 핫요가를 계속 찾는다.
4단계, 50대의 완숙미 - 집중과 균형 그리고 명상
네 번째로, 15분간 강도 있는 스트레치(Deep Stretch)를 하는 단계로 50대의 성숙된 삶을 묘사한다. 전 단계를 있는 런지(Lunge: 돌진자세)는 튼튼한 다리와 허벅지 근육 강화에 최고다. 연이어 도마뱀을 닮은 동작으로 엉덩이와 허리를 열어준다. 다음으로 우아해 보이는 비둘기 자세는 어려운 반면 골반을 교정해 주고 긴장을 푸는데 그만이다. 이때, “깊게 들이쉰 산소를 경직된 부위로 보내라!”라고 로리가 외친다. 그녀의 말에 따라 균형을 잡으며 자세를 교정한다. 고난도 동작에, 로리는 대안책을 보여주고, 나는 반 비둘기 자세를 만들며 완벽을 향한 꾸준한 연습을 다짐한다. 나의 한계와 인내, 꾸준함, 가능성을 알아간다. 날숨과 함께 두 팔은 다리가 되어 내 몸을 받치고, 다리는 엉덩이로 올라가고, 눈은 앞을 주시하며 5번의 고른 숨결로 명상에 들어가는 까마귀 자세로 집중과 균형의 조합을 배운다. 까마귀 포즈는 요기 3년의 결실로, 자기만의 분야에서 성공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는 "지천명"의 나이를 표현한다.
5단계, 여유를 갖고 내려갈 준비 - 완급조절
정상에 오른 뒤 이제 내려가는 때로, 60대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움직인다. 5 분 정도로, 땀을 닦고 속도와 강도를 줄여간다. 누워서, 엉덩이, 복부, 척추를 튼튼하게 하는 브리지(Bridge:다리)를 세운다. 풀휠(Full Wheel: 바뀌) 자세는 내가 즐겨하는 끝맺음 동작으로 몸 전체에 활력을 준다. 다리 올리기, 쟁기자세, 해피 베이비는 인버전(Inversion: 몸을 거꾸로 하기) 자세로 혈액순환을 돕고 기분을 향상하고 자신감을 주기 때문에 끝에 자주 하는 요가 동작이다.
6단계, 노년의 안락함 속으로 - 휴식
마지막 여섯 번째 단계, 사바사나(Savasana, Final Relaxation:쉬기)로 5분쯤이다. 70대 이후, 삶을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천정을 보고 (송장 자세) 눕는다. 캐린이 불을 끄며 “사바사나”를 알린다. 보통호흡을 하며 마지막 명상에 들어간다. 4-5분쯤 뒤, 천천히 깨어나 손과 발을 움직이며 아침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것 같이 오른쪽으로 누워 태아자세를 취한다. 눈을 감은 채 일어나 앉아 손을 가슴에 대고 합장한다. 내 몸에 감사하고 캐린과 모든 요기들에게 “나마스테(Namaste)”를 합창하며 오늘의 요가를 마친다.
요가에는 200개의 포즈가 있다고 한다. 요가 자세는 대부분 동물이나 자연을 닮아 있다. 각각의 자세를 만들 때 그들의 특징을 되새기며 더 나은 자세를 만든다. 나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에는 등뒤 합장, 물구나무서기, 비둘기 자세, 극락새, 공작자세, 전갈자세가 있다. 이 동작들도 꾸준히 연습하면 할 수 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알고 집중하며, 깊은 호흡으로, 조금씩 더 젖히고 틀고 펼치고 구부려주면 된다. 핫요가를 하며 땀과 함께 과거를 흘려보내고, 현재 나를 알아가고 채우면, 미래는 새벽같이 다가온다. 새로운 나로 태어나, 어깨를 쫙 펴고 힘찬 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간다. 매트위 인생을 오늘 하루에 적용한다. 요가는 나에게 안성맞춤인 운동이며, 움직이는 명상을 통해 마음과 정신을 수련하는 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