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도 물론
나는 연애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남녀의 미묘한 감정선,
은근한 경쟁 구도,
그리고 결국 한 번쯤은 등장하는
문제의 인물.
경연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실력자들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꼭 실력이 나빠서가 아니라
묘하게 분위기를 흔드는 사람.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아,
이야기에는 꼭 한 명쯤
빌런이 등장하는구나.
연애 프로그램에도
경연 프로그램에도
드라마에도.
그리고 가끔은
세계 정세에도 있다.
(트럼프 같은…)
그런데 재미있는 건
빌런이 꼭 TV 속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에도 있다.
우리의 일상 곳곳에도
빌런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빌런들을
조금 가까이에서 보는 일을 한다.
사람 사이에서 생긴 문제를
들어보고, 정리하고,
가끔은 풀어보는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모인다.
물론
회사에 정말 곤란한 사람도 있다.
자리에 취해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
감정이 곧 태도가 되는 사람.
본인은 리더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팀원을 부리기만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조직을 꽤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빌런이 꼭 리더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갈등의 시작이
팀원에게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사소한 오해를 키우는 사람,
불편한 감정을 조용히 쌓아두다가
어느 순간 터뜨리는 사람.
그리고 가끔은
자신이 문제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조직의 갈등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한 사람의 문제라기보다
여러 사람의 태도와 상황이
얽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회사 빌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사람이 정말
처음부터 빌런이었을까.
아니면
어느 순간 그렇게 보이게 된 걸까.
회사 빌런의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빌런이 아니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게 가장 인간다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빌런이 아니라
조금 서툰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어떤 사람은
말을 너무 직설적으로 해서
빌런이 된다.
어떤 사람은
권한을 처음 가져봐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빌런이 된다.
어떤 사람은
일이 너무 급해서
사람을 놓쳐버려
빌런이 된다.
조직은
사람이 모인 곳이다.
그래서 갈등도 생기고
오해도 생기고
때로는 빌런도 생긴다.
결국 조직에서 오래 남는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다.
아무튼,
어느 곳이든
언제나 빌런이 있다.
그리고 가끔은
그 빌런이
나일 수도 있다.
그러니 가끔은
각자의 내면 빌런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