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2 짧은 헤어짐과 만남

쿠알라룸푸르로 출발 / 공항에서 만난 짧은 만남

by 스즈코

어둠이 짙게 깔린 아직 이른 새벽 우리는 인천공항으로 갔다

아직 식당들도 오픈전이었고 공항은 한가했다

남편은 우리의 체크인을 도와주었고

우린 출국장 앞에서 헤어졌다

우리 집 시크 대명사 첫째 딸이 의외로 아빠와 헤어지면서

눈물을 보였다

처음으로 아빠와 공항에서 헤어지는 순간이었다

공항은 왜인지 슬픈 곳인 거 같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행복한 만남도 있지만 헤어짐이 더 강렬한 곳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 나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공항에서의 헤어짐은 더 쓸쓸하게 느껴진다.

첫째는 아마 처음으로 아빠와의 헤어짐이라는 상황 속에서

두려움과 슬픈 기분을 느낀 거 같았다

괜찮아 2주 뒤면 아빠를 만나는 거야

2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니까~금방이야 금방

그렇게 출국장을 들어갔다


아침 6시 공항에서 문을 연 곳은 빵집뿐이었다

간단하게 먹을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게이트 앞으로 갔다

아이들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우리 잘 도착할 수 있겠지?

비행기는 무사하겠지? 라며 걱정을 가득 안고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출발시간이 다 되었고 게이트는 갑자기 분주해졌다

비행기는 처음으로 타보는 외국항공사였는데 직원분들도 다 외국인이었고

가는 동안 승무원 분들과 잘 소통할 수 있을까? 내가 영어로 말을 잘할 수 있을까?

내심 불안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생각보다 아늑했고 자리도 널찍하니 편했다

그리고 승객들이 대부분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안심을 하며 안정을 취했다

내가 편안한 마음을 보이니 아이들도 점점 불안함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이륙을 준비했고 우리는 안전벨트를 단단히 동여맸다

새벽부터 준비를 해서인지 나와 아이들은 이륙과 동시에 잠이 들었다

푹 자고 일어나니 비행기는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없는 상공에 떠있었고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져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안도의 숨을 쉬었고 아이들을 챙겼다


다행히 아이들은 태블릿에 미리 저장해 놓은 영화를 보면서 지금의 상황을 나보다 더 즐기는 거 같았다

승무원분들이 차례로 돌아다니며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았고 긴장을 한 탓인지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간식과 물로도 충분했다

그렇게 6~7시간을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자다 깼다를 반복하니 어느새 기장님의 방송과 함께 우리는 쿠알라룸푸르에 도착을 했다

비행기가 랜딩을 하고 드디어 탈출!

우리 좌석 통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한 아이 엄마와도 대화를 잠깐 나누었는데

둘째와 비슷해 보이는 아들 한 명과 떠나온 아이 엄마는 나를 보더니

“딸 둘을 데리고 엄마 혼자 대단하세요~” 라며 말을 걸어 주어 나도

“아니에요~~ 두 분은 쿠알라룸푸르에 얼마나 계세요~?”라고 되물었더니

“아 저희는 여기서 하루만 있다가 인도를 갔다가 네팔을 가요~”

“네???????????”

나는 너무 놀라서 다시 되물었다

“인도랑 네팔이요????”

그분은 다시 “네~ 인도랑 네팔을 가요 ~” 라며 멋쩍은 듯 웃음을 지었다

나는 “와! 정말 대단하세요! 저보다 더 대단하신데요!!”라며 감탄했다

그분은 다시 나에게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서요~ 저도 겁이 나지만 한번 가보려고요~”

라고 말했다

순간 나의 걱정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그분에 대한 존경심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진짜 그야말로 ‘존경심’ 이였다

난 여기 오는 것도 무서워서 두려움이 있었는데 혼자서 아이를 데리고 인도와 네팔이라니…

20대 시절 인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그때 말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 나라였기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린 스몰톡을 하면서 입국장으로 걸어갔고 입국심사를 하느라 그 모자와는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그 모자(母子)는 인도와 네팔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얻고 무엇을 깨달았을까? 나도 언젠가 인도를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우린 입국심사대에 섰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한국에서도 그 모자(母子) 생각이 많이 났다

배낭을 메고 당당히 걸어가던 둘의 뒷모습이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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