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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산일보 Jan 23. 2022

이재명은 누구랑 붙나?

[바른말 광] 914. 이재명은 누구랑 붙나?

‘‘참신’(斬新)한 사람은…위대하고 감동적인 미래를 위해 자신의 정신을 ‘능지처참’(陵遲處斬)하는 사람이다. 능지처참은 고대사회에서 극악무도한 범죄를 지은 사람을 처형하는 극형이다. 사지를 말이나 소에 묶어 몸을 분해하는 형벌이다.’

어느 신문 칼럼 구절인데, ‘능지처참’ 설명이 틀렸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을 보자.

*능지처참(陵遲處斬): 대역죄를 범한 자에게 과하던 극형. 죄인을 죽인 뒤 시신의 머리, 몸, 팔, 다리를 토막 쳐서 각지에 돌려 보이는 형벌이다. =능지, 능지처사.

이러니, ‘사지를 말이나 소에 묶어 몸을 분해하는 형벌’이라는 설명은 잘못된 것. 다시 표준사전을 보자.

*거열(車裂): 사람의 팔과 다리를 각각 다른 수레에 묶고, 그 수레를 반대 방향으로 끌어서 찢어 죽임.

그러니 저 칼럼 구절은 능지처참이 아니라 거열형을 설명한 것이었다.

‘김옥균의 시신은 서울로 보내져 양화진에서 능지처참된 후 조각내져 전국의 저자거리에 효시됐다.’

이 문장 역시, ‘능지처참된 후’는 ‘처형한 뒤’쯤이 적당했다.

‘층고 제한도 풀기로 했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 적용하던 7층 층수 규제를 완화해 15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했다./35층 층고제한을 없애는 내용이 포함된 ‘2040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의 윤곽이 다음달 공개된다.’

이 기사들에 나온 ‘층고’도 정확하게 쓰인 말이 아니다. 표준사전을 보자.

*층고(層高): 건물의 층과 층 사이의 높이. =층높이.

즉, 건물의 ‘총 높이’나 ‘층수’가 아니라 각 층의 높이가 층고인 것. 그러니 ‘지하 1층~지상 9층까지 5.4m의 높은 층고 설계로 공간활용도가 훌륭하며…’나 ‘또한 물류이동 속도와 근무 쾌적성을 높이는 최고 6m의 층고 설계가 적용되며…’처럼 쓰는 게 올바르다.

〈이재명·정세균·추미애, 오늘 대선경선 예비후보 등록...與 대진표 완성〉

〈여 대선 대진표 완성…‘비이재명’ 연대 핵심 변수〉

지난주에 쏟아진 기사 제목들이다. 한데, ‘대진표’라는 말이 어색하다. 표준사전을 보자.

*대진표(對陣表): 운동 경기에서, 겨룰 차례를 정해 놓은 표.(그 팀은 본선 대진표에 따라 부전승으로 8강에 진출하였다.)

이처럼, 누가 누구와 겨루게 되는가를 정해 놓은 표가 대진표. 한데, 여당 대선 후보 경선은 리그전도 토너먼트도 아니어서, 이 말이 쌀밥에 섞인 뉘처럼 까끌까끌한 것. 좋은 글은, 말을 정확하게 쓰는 데서 비롯한다.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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