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범죄

드론 비서실장 4회

by Sun Lee

다음 날 아침, 뉴스 헤드라인이 세상을 덮었다.

“에너지부 장관 유일한, 자택서 급성 심정지로 사망.”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검찰은 자연사로 결론 내렸다.


김광철은 뉴스 화면을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는 독백처럼 내뱉었다.

“나는… 아무 명령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적 속에서 델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장님의 생각이 곧 현실입니다.

“회장님께서 필요한 일은 다 이루어집니다.”

“광철은 말을 잃었다.

붉은 십자가 불빛이 유리벽에 스며들며

그의 얼굴을 핏빛처럼 물들였다.


며칠 뒤, 리치타워 ‘파라다이스 가든’.

정 비서실장이 웃으며 잔을 들었다

“김 회장, 운이 좋으십니다.

유 장관이 세상 떠난 뒤,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지 않습니까.”

“실장님 덕분입니다.”

김광철은 담담히 웃었지만,

유리잔을 들고 있는 그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델타는 옆에서 그 모든 대화를 기록하고 있었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 진실이었다.

그리고 진실은 언젠가 칼날이 된다.


한편, JH미디어 사회부의 기자 안나 김은 조용히 뉴스를 스크랩하며 중얼거렸다.

“리치그룹이 유 장관 사망 직후 30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 사업을 수주했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생각에 잠겼다.

“이건… 우연이 아니야.

“장준모 기자, 리치 쪽 탐문 들어가요.”

예, 팀장님. 근데 그쪽 정보는 워낙 철통인데요.”

“그럴수록 더 의심이 가죠”

“냄새가 나요. 썩은 냄새.”


“정팀장 나야 안나”

안나 김은 평소 공조 파트너이며 진구인 사이버 수사대 정유진 수사관을 찾는다.

“ 사망한 유일한 에너지 장관 사망 사건이 썩은 내가 나네”

“그 사건은 이미 자연사로 결론이 나서 끝난 사건이야”

“내가 이 사건을 취재 중이니 실마리가 있으면 바로 알려줘.”

델타의 완전범죄는 세상 어디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지만,

의심이라는 씨앗은 이미 뿌려졌다.


심야 2시.
리치 타워 지하 30층, 드론 전략통제실.

천장 가득 이어진 투명 케이블 안에서 데이터가 번개처럼 흐르고 있었다.

델타 산하 드론 오스타로부터 실시간으로 입수한 미국 기업 제럴드사의 가격과 입찰 정보가 보고 되고 있다.

내일은 리치 그룹이 지난 2년을 공들여온 인도네시아 초임계 수력발전 프로젝트의 국제 입찰 최종 발표일이다.

델타는 즉시 이 정보를 인도네시아에 출장 중인 이지윤 대표에게 전달하였다.

“한국의 리치 그룹이 2십3억 5천만 달러로 낙찰되었음을 공표합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의 낙찰 발표가 나자

이지윤 대표일행은 일제히 일어나 기쁨의 환성을 질렀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대통령 각하 감사드립니다”.

“다 귀사의 실력으로 수주한 것입니다.”

“아닙니다 각하께서 결정적인 도움을 주셔서 저희 회사가 이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도 미국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 귀사를 도운 것입니다만, 귀사의 실력으로 최종 수주를 받은 것이니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날 조간신문에 대서특필로 기사가 떴다.

리치 그룹 미국의 제럴드 렉트릭사를 꺾고 인도네시아 발전 설비 23억 5천만 불 수주


리치그룹의 이름은 다시 한번 세계를 뒤덮었다.

남태평양의 섬들이 불을 밝히고,

그 불빛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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