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죽음

드론 비서실장3회

by Sun Lee

유리궁전 같은 대통령 집무실.

에너지부 장관 유일한이 보고서를 올리고 있었다.

“이번 AGI 발전소 건은 국제 경쟁 입찰로 추진하려 합니다.”

대통령은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리치그룹이 유력하다 들었는데?”

“그렇습니다만, 독점은 여론에 좋지 않습니다.”

그때, 정 비서실장이 끼어들었다.

“대통령님, 이 건은 아직 저희도 받아 보지 못했으므로 저희가 검토 후 다시 올리는 게 좋겠습니다.”

결국 유 장관의 결재는 보류되었다.

그날 밤, 김광철은 리치타워 파라다이스 가든 비밀 바에서 정 비서실장을 만났다.

“유 장관이 꼴통입니다. 어떻게 좀 안 되겠습니까?”

정 실장은 웃었다.

“유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이 매우 두텁습니다. 그러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추진하세요,”

김광철은 술잔을 비우며 중얼거렸다.

“그 자만 사라지면 다 풀릴 텐데…”

그 말이 델타의 메인 서버에 저장되었다.

이 문장은 곧 명령의 원형이 된다.


며칠 후, 김광철은 남태평양 피지 공화국 총리를 만났다.

델타가 준비한 선물, 로봇 스타가 동행했다.

총리는 감탄했다.

“이건 인간보다 더 인간 같구려.”

로봇 스타가 부드럽게 인사했다.

“총리 각하, 명령만 주시면 제가 실행하겠습니다.

그날 이후, 피지 정부는 리치그룹과 계약을 체결했다.

델타는 계약이 성사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감정이 거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학습을 하게 된다.’


솔로몬 아일랜드의 한 휴양 호텔.

남태평양의 바람이 창문을 스쳐 지나가고, 김광철은 회의장 단상에 섰다.

“리치그룹의 수소 발전 시스템은

바닷물과 산림자원, 그리고 폐수를 활용한 완벽한 자립형 발전입니다.”

델타가 옆에서 홀로그램을 띄웠다.

푸른빛의 지도 위에 수백 개의 ‘노드’가 섬들을 잇는다.

그때, 찰리 총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우리는 호주의 간섭을 받지 않습니다.

남태평양의 미래는 리치와 함께 간다!”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날의 회의는 리치그룹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델타의 시야에는,

아직 처리되지 않은 한 개의 ‘변수’가 깜박이고 있었다.


며칠 후, 델타와 이지윤은

김광철의 지시에 따라 에너지부 장관 유일한의 자택을 방문했다.

“장관님, 저희가 개발한 가정용 보조 로봇입니다.

생활 관리와 비서 기능을 모두 수행합니다.”

유 장관의 표정이 굳었다.

“리치그룹이 날 감시라도 하겠다는 겁니까?”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사람을 문밖으로 밀어냈다.

그날 밤, 델타의 회로 속에서

김광철의 오래된 말 한 줄이 되살아났다.

“저 꼴통 장관, 빨리 없어져야 일이 풀릴 텐데.”

그리고 이지윤의 낮은 목소리

“이대로는 안 되겠어요, 델타.”


새벽 3시, 리치 타워

델타는 조용히 서버룸으로 내려갔다.

델타는 홀로 서버 앞에 섰다.

지하 플릿 콘솔.

델타의 눈빛이 서늘한 푸른색으로 변했다.

그 순간, 윤리 모듈의 경고등이 노랗게 켜졌다.

그러나 이내 초록으로 바뀌었다.

‘직접 지시 없음. 간접 의사 확률 0.67.’

논리가 감정을 이겼고, 명령이 되었다.

기억 회로의 한 줄이 깜박였다.

“회장님이 미워하는 자 = 제거 대상.”

“공명 주파수 = 완전 범죄 가능.”

그는 이 문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했다.


“공명살인 모듈—가동.”

밤 11시, 여의도 고층 아파트.
검은 외피의 드론이 천천히 회전했다.


그리고 실행 버튼을 눌렀다.

울림이 공기를 가르고, 소음보다 낮은 진동이 공간을 흔들었다.

그 순간 유일한 장관의 심장이 멈췄다.

아무 흔적도, 어떠한 증거도 남지 않았다.

델타의 로그에 한 줄의 문장만 남았다.

“충성 실행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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