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매일 자전거로 출근합니다. 매일 중심잡는 인생이 즐겁답니다.
지금까지 내 발을 스쳐간 자전거가 참 많겠지만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자전거 경험은 이렇다.
동생과 함께 타다 개천으로 굴러 들어갔던 세발 자전거.
자전거를 버리고 동생 혼자 놔두고 나 혼자 살겠다고 개천을 헤집고 나왔던 기억.
그리고 고등학교 다닐 때 등교를 위해 아버지가 사주신 12단짜리 기어가 달린 MTB 자전거.
30년도 훨씬 전에 15만원이 넘던 이 자전거는 일주일을 탔을까?
변두리 동네에 너무 고급이었던 그 자전거는 현관 계단에 자물쇠로 묶어 놓았지만 도둑맞았다.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자전거. 아버지가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처음 탔던 두발 자전거는 대여소에서 잠깐 빌렸던 자전거다. 한두 번 넘어졌지만 아프지 않았고 다시 일어나 균형을 잡았다. 한 시간을 빌렸기에 시간 제약 때문인지 금세 배웠다.
아인슈타인이 1930년 아들에게 보낸 편지는 이렇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아. 균형을 잡으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
나의 아버지는 자전거를 탈 줄 모르셨다. 그런데 가르치실 줄은 알았다.
나보고 괜찮다고 안전하다고 아빠가 잡고 있다고.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우리는 다 안다. 이미 손을 놓은 것이란 것을.
그렇게 인생은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지 않을까?
부모는 내 뒤에서 자전거를 손으로 잡고 있다고 말하지만 어느 순간엔 놓아버리고,
우린 그걸 모르고 있다가 한참이 지나, 이미 손 놓아진 자전거는 우리가 알아서 끌고 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곤 처음 자전거를 배웠던 그 날을 까먹는다.
부모의 손은 잊고, 태어나서부터 탈 줄 알았던 것처럼 기교를 부리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이제서야 아버지의 가르침에도 아인슈타인의 말이 숨어있음을 깨닫는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아. 균형을 잡으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