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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이야기 Sep 04. 2023

9화 줌바 강사를 계속해야 할까요?

물가는 올라도 시급은 그대로

오르는 물가, 오르지 않는 줌바 강사 시급

처음 줌바 강사를 시작했을 때 받던 금액이 약 5-6년이 지난 지금도 동일하다. 법정 시급도 오르고, 수강생들 회비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다 오르지만 왜인지 시간제 강사의 시급은 오르지 않는다. 글로벌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마스터 강사들이 가끔 올리는 대강 구인 글을 보아도 일반 강사와 동일한 수준이다. 동사무소, 노인 복지관 등 나라에서 운영하는 경우 심한 경우에는 3만 원이다. 세금 떼면 남는 것이 없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오르지 않는 급여에 현타가 오는 때가 분명 있었다.


줌바 강사로 풀타임을 뛰어서 월수금, 화목 아침저녁, 한 달에 40번 수업을 하고 4만 5천 원의 시급을 받는다고 치면 180만 원이다. 하루에 2시간 일하고 그 정도 받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동거리, 수업 준비까지 생각하면 2시간만 일하는 건 결코 아니다. 그리고 줌바 강사라는 일이 아파도 힘들어도 일정이 있어도 최대한 미루고 피하고 해내야 하는 일이라 그런 고단함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언제 어떤 상황에 의해서 당장 다음 날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을 수 있는 프리랜서이다. (물론 그런 적은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서 하는' 강사들이 너무나 많다. 나에게는 돈이 중요해서 그런 분들을 보면 어떤 곳에서 힘을 얻는지 모르겠지만 대강 구인 글을 보면 시급 3만 원을 받고 하는 사람도 간혹 아직도 보인다.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한정적이지만, 매년 새로운 강의는 열리고 강사는 양성된다. 내가 연차가 쌓이면서 경력이 쌓여도 새내기 강사와 경력 강사가 받는 시급의 차이는 없거나, 고작 1만 원이다. 이 정도면 내가 좋아서 한다는 이유로 다수의 피트니스 센터, 체육센터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줌바 강사가 되어야 할까?

강사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는 일은 참 값진 일이고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몇 년 동안 일을 이어 나가다 보면 나도 사람인지라 매 번 최상의 컨디션으로 즐겁게 수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건강한 마음과 신체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그 미묘한 차이를 수강생들은 바로 안다는 것이다. 나 스스로도 하기 싫은데 수업할 때랑 내 스스로가 신나서 수업할 때랑 만족도가 다르다.


시급을 받으며 사는 줌바 강사에 약간의 의문이 생긴 이후에는 내가 앞으로 어떤 줌바 강사가 되어야 할까? 고민이 많아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떻게 하면 내 능력에 맞는 몸값을 받는 줌바 강사가 될까? 에 대한 고민인 것 같다. 고민을 하면서 아래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다.


1. 나의 줌바 수업은 그만한 가치를 제공하는가?

2. 나는 얼마를 받고 싶은가?

3. 내가 그 금액을 받으려면 누구에게 어떻게 제안해야 하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면서 내가 그동안 전략 없이 주먹구구로 수업을 진행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좀 가까운 곳에 괜찮은 조건으로 돈을 준다고 해서 한 시간 파닥거리다가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전하고 싶은 목표, 가치, 그리고 내가 얻고 싶은 것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나만의 무기가 분명하게 필요하다. 나만의 무기를 가지는 방법은? 내가 새내기 강사 때부터 진상 회원님, 매너 없는 회원님, 이상한 센터 만나보면서 체득한 것처럼 행동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얼기설기 대충 쌓아왔던 부실한 탑을 무너뜨리고 단단한 강사가 되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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