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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fflo Jan 31. 2024

우울증을 치료하니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향상되었다

우울증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

난 계속해서 꾸준히 우울증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를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괴롭히는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전한다.


지난 몇 년간 갈수록 떨어지는 것 같은 지능과 내 기억력, 집중력에 실망하고 믿을 수 없고 자책에 이어 자기혐오 그리고 견뎌내야 하는 힘든 일들, 갈수록 우울한 나. 너무 고통스럽고 끝이 보이지 않는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난 내 (잘못된) 자존심에서 비롯된, 병원에 가지 않고 내 힘으로 우울을 극복해 내겠다는 고집과 어쩌면 죽는 게 내 인생에 옳은 선택이며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설계된 인생이라는 셀프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10년이라는 시간을 까먹었다. 물론 그 시간이 통으로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그래도 괴로워 한 내 지난 10년이 참 안타까울 정도로 우울증 치료 전 후는 너무나도 큰 좋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ADHD로 의심될 정도로 떨어진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 학습능력은 우울증을 치료하기로 마음먹고 병원에 가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지 2달 만에 큰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나는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인데 지난 몇 년 간 내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이유와 내 존재의 목적 및 이유를 찾지 못하고 공부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는 그야말로....용기가 없어 죽지 못해 사는 숨만 쉬는 상태였다. 그런 내가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복용하고 감정상태가 스테이블 해지니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점점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여유가 생기니 내 자신에 대해서도 맑은 상태에서 체크하고 정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항우울제의 효과는 나에게 지지대 같은 효과를 준다
내가 지금껏 세워온 계획과 의지들이 약 복용 전에는 다 작심삼일로 무수히 무너져 내렸다면, 항우울제 복용 후에는, 이 약이 마치 지지대처럼 내가 내 의지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게 도와주며 그 의지를 바탕으로 내가 세운 계획들을 지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어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나의 정신 보충제와 같다.

물론 약을 먹으며 몇 가지 노력을 했다.(다크?한 것을 멀리하고 좋은 것만 보고 들으려는 연습, 상대에게 기대하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는 연습, 세상 모든 일을 내 뜻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연습, 내려놓는 연습, 작은 목표부터 세우고 성취감을 느껴 점점 목표의 난이도를 끌어올려 뇌의 상승곡선을 따라가려는 연습, 일기 쓰기, 자연과 가까이 하기, 자연을 느끼는 연습 등.. 자세한 건 추후에 더 길게 다뤄 볼 생각이다)



내가 알던 단어도 생각이 안 나고, 그럼 그때부터 시작되는 자기혐오. 아! 나는 이제 학습능력마저 떨어지는구나 난 앞으로 먹고 살 가능성이 0이겠다. 나의 능력치는 0이다. 아....이제 정말 나보고 죽으라는 뜻인가 보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난 죽는 게 옳은 선택 같은데. 이 생각을 밤낮으로 매일매일 반복하면,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정말 피폐를 넘 내 몸에서 안 좋은 기운을 뿜어대 곰팡이가 피는 듯하고 온 몸과 마음이 썩어 들어가는 것 같아 죽고 싶지만 죽을 것 같은 느낌이다. 머리는 멍해지고 물속에 잠긴 것 마냥 제정신이 아니게 된다.

나는 병원에 가는 순간에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죽더라도 정신과에서 우울증이에요 라는 말을 듣고 죽고 싶었다. (???왜 인지는 나도 모른다 너 정말 괴롭게 살았구나 그래 너 정도면 죽고 싶기는 하겠다 라는 인정 아닌 인정을 받고 싶었는지도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만난 의사 선생님은 표정변화도 없고 기복? 이 없으신 분 같았다. 무뚝뚝한 첫인상.
말투는 따뜻하고 인자했지만 그 안에 차가움과 카리스마? 가 있었고 반대로 차가운 듯한 말투에 따듯이 서려있는 것 같기도 했다. 병원을 한 10군데 리뷰 정독을 하고 찾아간 곳이었는데, 나는 일부러 이성적인 분을 찾았고, 다행히 내가 원하던 의사 선생님 이셨다.



나는 명상도 해보았고 여행도 다녀보았고 기도도 해보았다(종교X) 밤을 꼬박 새워 며칠 동안 내 생각을 적어보기도 하고 계획을 세워보기도 하고 그래도 노력이란 노력은 다 해보았다. 건강 문제 때문에 술담배도 한 번에 끊었다(담배는 애초에 얼마 피지도 않았지만)

태어나 기억하는 순간부터 가정폭력 집안에서 자랐고 성장기에 가정폭력을 겪었으며, 온갖 폭력, 폭언, 가스라이팅, 정서적 학대, 반강제적 감금, 등을 20년간 겪는 순간에 어디에 의지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 흔한 점이나 사주, 종교에 의지도 하지 않았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나는 이만큼 노력도 하고 의지도 꽤 있었음에도 병원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우울증을 치료하기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내가 백날 계획을 세워봤자 뭐 하나. 이미 나의 전두엽은 오랜 중증 우울감으로 인해 망가져 있는데...
의지가 아무리 강한 들 이미 내 뇌는 병들어 있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하강곡선을 타 온 나의 병든 뇌는 잘못된 호르몬을 뿜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다.



물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치료하는 사람도 있겠지 이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은 많으니.
하지만 난 다양한 여러 방법을 시도했고 의지도 강했음에도 치료까지는 가지 못했다.
우울과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까지는 터득을 했어도 치료에 문턱에는 가지도 못했다는 말이다. (심지어 진정시키는 데에도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혼자 극복하려 발버둥 기 때문에 일상은 당연히 멈췄다.)

우울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전두엽이 완전히 망가져 정말 바보가 되어버리기 전에 병원에 가라고 말하고 싶다. (병원 간 이유 중 하나이다. 내 전두엽 기능이 완전히 돌아오지 못할까 봐 겁이 나서)
병원은 괜히 병원이 아니고 약은 괜히 약이 아니다. 나도 처음엔 항우울제 코웃음을 쳤다. (정말 반성한다. 나의 아까운 시간과 고통받은 내 심장과 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호르몬은 정말 강력하다. 잘못된 호르몬을 내뿜는 우리 뇌는, 어쩌면 감기약을 먹듯 한 번은 교정과 치료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흐릿한 정신으로 이성적인 생각도 못했던 내가 이제는 맑은 정신으로 앞으로 어떻게 생산적으로 살아가며 내 인생을 책임질 것인가, 이 재미있는 세상을 어떻게 즐기며 먹고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재밌게,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취미를 즐긴다. 세상을 즐기고 자연을 느낀다.



우울증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병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나는 오히려 이번 내원일에는 몇 번째 대기자 일까가 걱정이다.(정신과에 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뜻이다. 물론 예약도 된다)



당신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빈다.



(나는 약 복용을 시작하며 나의 우울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정복하고 싶어서 책의 도움도 받았다. 그 중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의 제목은 #우울할땐뇌과학
정말 좋은 책이다. 읽는 순간에도 나를 이해시키며 뇌를 안정시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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