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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운홀 테크 Nov 13. 2021

플랫폼 기업 VS 소비자

플랫폼 규제 3종 세트 중 첫번째

테크 산업의 정책, 규제, 전망, 그리고 뒷이야기를 전해주는 타운홀 테크 뉴스레터 2021.11.1에 실린 글입니다. 뉴스레터는 여기서 구독하실 수 있어요.



1. 다가오는 플랫폼 규제 3종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당근마켓, 지그재그, 클래스101, 크몽... 


요즘 잘나가는 회사들은 모두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은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상품과 서비스를 팔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줄 뿐입니다. 그래서 작은 몸집으로도 빨리 거래량을 늘릴 수 있지요.


이론상 플랫폼은 거래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아닙니다. 검색 배열, 광고 정책, 알고리즘을 통해서 거래 당사자들을 지배하고 있지요. 무엇이 얼마나 거래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사람들, 즉 소비자, 판매자, 노동력 모두로부터 아우성이 커지고 있어요. 


최근 국회는 플랫폼 규제 법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세 갈래입니다. 소비자, 판매자, 노동력에 대한 플랫폼의 의무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vs 소비자 : 전자상거래법

vs 판매자 (입점업체) :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vs 노동력 (배달, 번역, 라벨링 등) :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


오늘은 이 중에 소비자와 관련된 전자상거래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레터에서 나머지 두 개를 차례대로 소개해 드릴게요.



2. 투명성, 투명성, 투명성 



국회 상황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확 뜯어고칠 예정입니다. 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입니다.

여러 국회의원이 이 법안 개정안을 제안했습니다, 아예 큰 틀을 새로 짜는 것은 전재수, 김병욱, 이정문 의원 법안입니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도 딱히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법안 내용


크게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소비자에게 검색과 광고 기준을 투명하게 알려줄 것 

제3자인척 하지 말고 입점업체 관리를 잘 하고, 플랫폼이 깊이 관여했을 경우에는 같이 책임질 것



이 법이 중요한 이유


플랫폼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가 넓어집니다. 그동안 "통신판매중개자이므로 거래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써붙이면 그만이었습니다. 이제 아닙니다.

플랫폼의 정보 독점이 약화됩니다. 소비자에게 많은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플랫폼의 운영 업무가 많아집니다. 할 일이 많아지면 직원을 더 뽑아야 하고, 의사결정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 법이 적용되는 회사들


이 법이 적용되는 회사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입니다. 거래에 관여하는 수준에 따라서 법의 적용범위가 달라집니다.


거래중개 유형 (오픈마켓, 숙박앱, 배달앱, 앱장터) : 대부분의 규정이 적용됩니다.

연결수단 유형 (가격비교 사이트, SNS쇼핑) : 일부 규정만 적용됩니다.

전자게시판 유형 (SNS) : 대부분의 규정이 면제됩니다.



내용 들여다 보기


전재수, 김병욱, 이정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대표적입니다. 국회에서 이 3개 법안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심사하다가 최종안을 만들게 됩니다. 이 중 일부 내용은 빠지고, 일부 내용은 추가될 수 있어요. 


광고 표시 : 검색결과를 제공할 때 광고를 구분하여 표시해야 합니다(전재수). 약 30%의 소비자는 광고와 단순 검색결과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확실히 알려주라는 것입니다.


맞춤형 광고 기준 표시 :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경우에는 그 내용과 방법을 소비자에게 사전에 고지해야 합니다(전재수). 소비자의 기호, 연령, 성별, 소비습관, 구매내역 등에 관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미리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검색 순위 기준 표시 : 검색순위의 결정 기준, 즉 조회수, 판매량, 상품가격, 광고비 지급 여부 등을 표시해야 합니다(전재수). 다만 표시 내용 중 영업비밀은 제외입니다. 검색순위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므로 검색순위 결정 방식은 플랫폼의 권력입니다. 이것을 공유해달라는 내용입니다. 다만 알고리즘의 구체적 내용도 공개해야 하는 것인지가 명확치 않습니다. 따라서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후기 기준 표시 :  이용후기가 어떤 기준으로 수집, 노출되고 있는지 공개해야 합니다(전재수).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임의로 후기를 조작하기 어려워집니다.


지역기반 서비스 : 인접지역 거래에 대해서도 사업자(배달음식 판매업자 등)의 신원 정보를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합니다(전재수). 그동안 인접거래에서는 신원 정보 책임이 면제되어 있었습니다.


유료구독 전환 동의 : 무료제공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되는 경우 전환시점에 소비자의 동의를 받거나, 유료전환 조건에 대하여 무료제공 시점에 사전 고지해야 합니다(전재수)


리콜 협조 의무 : 판매된 상품 때문에 소비자의 생명,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리콜 제도에 협조해야할 의무가 생깁니다(전재수,이정문). 정부는 플랫폼 운영사업자 등에게 직접 판매 차단, 리콜 관련 정보 제공을 명령할 수 있게 됩니다.


 직매입 상품 표시 : 직매입 상품을 표시해야 합니다(전재수, 김병욱). 플랫폼이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게 아니라 광고제공, 청약접수, 대금수령 및 결제, 배송 업무에 관여하고 있을 경우엔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합니다. 구매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것입니다.


 C2C 거래시 판매자 정보 제공 : C2C 거래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개인판매자의 연락처, 거래정보를 당국에 제공해서 분쟁 해결에 협조해야 합니다(전재수, 김병욱). 당근마켓 같은 개인간 거래 플랫폼에 적용되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만약 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개인판매자와 연대 책임을 집니다(전재수, 김병욱). C2C 소비자에게는 전자상거래법의 주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김병욱)


연대책임 :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중개거래/직매입 상품 구분을 하지 않았거나, 자신을 거래당사자인것처럼 표시/광고 해서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을 경우에는 입점업체의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한 소비자의 손해에 대해서 연대책임을 지게 됩니다(전재수,김병욱). 플랫폼이 거래 과정에서 중요한 업무를 직접 수행했을 경우(청약접수, 결제 등)에는 단독책임을 지게 됩니다(전재수, 김병욱).


결론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광고와 검색 기준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러면 플랫폼에 유리한 방식으로 임의로 조작하기 어려워집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최적화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매년 11월~12월은 국회가 법안을 집중적으로 심사하는 시기입니다. 정부와 민주당이 이 법 통과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올해 중 통과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국회에서 최종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는 6개월이나 1년 여유를 줄 확률이 높습니다. 타운홀에서 법안 심사과정을 모니터링하다가 중간중간 뉴스레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다 읽은 후


스타트업 담당자 : 동료, 리더들과 이 내용을 상의해주세요.

벤처캐피탈 : 패밀리사의 대표님에게 이 메일을 전달해주세요.


EDITOR              

    

어쩌다 들어온 국회에서 5년간 귀중한 육체노동+두뇌노동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다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 스타트업 세계에 뛰어들었습니다. 지금은 뉴욕대(NYU) MBA에서 공부하며 뉴스레터를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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