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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양훈 Apr 25. 2022

복근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내 인생에 긍정요소 추가!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약 5개월간의 바디프로필 도전이 드디어 끝이 났다! 그동안 수많은 닭의 가슴을 먹어가며,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을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는데, 정말 올 것 같지 않던 그 순간이 드디어 왔다. 바디프로필 당일에 먹었던 흰쌀밥에 낙지젓갈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흰쌀밥과 젓갈이 이렇게나 맛있는 음식이었던가! 펌핑 전에 마신 땅콩 라떼는 또 얼마나 고소하고 달달하던지, 3일이 지난 지금도 혀에 고소함과 달달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5개월간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아내와 정말 많은 고생을 했지만, 처음 도전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 매년 바디프로필을 찍을 생각인데, 다음번엔 근육을 좀 더 키우고 체지방을 좀 더 감량해서 찍어볼 생각이다.

  바디프로필을 도전하면서 가장 많이 봤던 글과 유투브는 바디프로필 부작용, 단점, 후회 등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폭식증과 거식증, 요요 등 바디프로필에 도전했던 많은 사람들이 후폭풍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서 '나도 끝나면 저렇게 되려나'하는 걱정을 조금은 했었다.

  그래도 그 부작용을 겪었던 분들과 우리 부부가 달랐던 점은 근력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고, 굶는 다이어트가 아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하는 다이어트였던 것이다. 사실 마냥 굶기만 했다면 체중을 더 뺄 수도 있었는데, 운동 강도를 유지하면서 근육량을 더욱 늘려야 했기에 식사량을 마냥 줄일 수도 없었다. 그렇게 베인 운동습관과 식단관리 덕분인지, 바디프로필이 끝난 다음날도 헬스장에 나가서 하체를 조지고(?) 왔다. 전날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 인지 운동 부위가 제대로 잘 먹은 느낌이 났다. 나도 점점 '헬짱'(속칭 '헬창'의 순화된 버전, 아내가 만들었다)이 되어가나 보다.

  바디프로필이 끝난 후에도 나는 흔히 말하는 바디프로필 부작용을 조금은 덜 겪고 있다. 제대로 된 벌크업을 하기 위해서 집에서 측정하는 인바디 체중계도 구입했으며, 정해진 칼로리와 단백질 섭취량을 지키기 위해 칼로리 어플에 매일 같이 식사를 기록하면서 지내고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는 매일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먹으니 적는 게 지겹기도 했는데, 이제는 다양하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니, 식사를 기록하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이렇게 식사를 기록하면서 느낀 점이,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으면 바디프로필 후유증 중에 하나인 폭식증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건강한 식단관리를 하다 보니, 운동 강도가 바디프로필 전보다 높아져서 운동에 대한 재미도 더욱 느끼는 중이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얻은 것은 운동과 식단관리에 대한 재미뿐만은 아니었다. 살이 빠지다 보니, 외적인 자존감이 높아졌고, 부부 사이도 그 전보다 더욱 좋아졌으며,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태도도 달라졌다. 카페에서 일하는 나의 태도도 예전에는 꾸역꾸역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에너지가 넘치니 해야 할 일을 해야 함과 동시에 그 일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려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플랜 B로 준비하는 자격증 준비와 더불어 무엇이든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에 자신감이 한 스푼 더 들어간 느낌을 스스로 많이 느끼고 있다. 

  바디프로필 후기가 이 정도라면 뭔가 일상을 바꾸고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바디프로필이 좋은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멋진 복근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닌, 게으르고 부정적이었던 지난날의 나를 벗어던지는 계기로 바디프로필을 준비한다면, 흔한 바디프로필 부작용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오늘부터 나는 스스로를 바디프로필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바꾸고 싶은 분들에게 바디프로필 도전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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