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편한데, 가끔 외롭다

편안함과 외로움 사이

by HS

나는 혼자다.

방안에 내 숨소리만 들려오는 순간은 나에게 있어서 소소한 행복의 순간이다.

하지만 늘 엄마가 집에 있다.

몸이 불편하셔서 나가질 못하니 어쩔 수 없다.


방 안은 나만의 공간이다.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

하루가 어떻든 상관없다.

지친 몸을 이끌고, 부드러운 침대 위에 몸을 기대면 나는 충전된다.

옆 의자에 앉아 컴퓨터 전원을 켜면 나는 그제야 웃는다.


"안식처" 이 말이 딱 어울린다.

나는 누가 내 공간에 침범하는 것을 싫어한다.

누가 내 침대 위에 누워있는 것, 누가 내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하고 있는 것.

크게는 내 방에 있는 것조차 싫다.


사람이 싫냐고 물어본다면, 조금 애매하다.

확실히 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지친다.

가만히 있어도 몸에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듯한...

아무리 편한 자세로 있어도,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설령 그게 가족이어도

나에겐 불편하다.


하지만 이런 나도 외로움이란 감정을 느낀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 록 감정은 단일화되어 가는 듯하고, 마음은 차갑게 식어버린다.

나만의 시간은 편안하다.

하지만 편안함 속에서 늘 웃을 수 있는가?

나는 거의 무표정이다.


그럴 때 문득 든 생각은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들은 왜 항상 웃을까?"


나는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사랑받는 법도 모른다.

엄마는 가끔 나에게 애정을 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변덕스러운 날씨와 같은 엄마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일 뿐.

당연한 말이지만 연인은 없다. 있어본 적 조차 없다.


부러움 이전에 나는 궁금증을 가진다.

연인, 즉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생긴다면 혼자 있는 시간보다 그 사람과의

시간을 중요시하게 되는가?

물론 그 사람과 있는 순간은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연인과의 시간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나만의 시간을 모두 버리고 연인과 함께 있어야만 한다면 고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쓸쓸한 마음도 어느샌가 지나가버린다.

침대에 누워 좋아하는 영상을 보는 것은 행복하다.

아침 일찍 눈을 떠 컴퓨터를 켜고 좋아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행복하다.

너무 집에만 있는 걸까?


난 집 밖을 자주 나가지 않는다. 내가 나가는 일은 매우 수동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억지로 나갔을 때의 내 마음은 그리 나쁘지 않다.

걷는다. 한 걸음, 한 걸음,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버릇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태양.

완벽하다. 햇빛은 따스하게, 바람은 시원하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씨를 보면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하지만 늘 그런 것만도 아니다.

어떤 날은 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는 것은 싫다.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으니,

하지만 이럴 땐 그 속에서 시야가 아닌 소리에 집중한다.

조용한 길,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에 비가 부딪히는 소리,

내가 걷는 발소리.


그럼 비가 오는 날도 나쁘진 않다고 느끼게 된다. 그 밖에도 구름이 많은 날, 눈이 오는 날, 등등 여러 날씨가 있다. 집 안은 편안하다면, 집 밖은 건강하다. 나는 날씨를 누군가의 기분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좋은 날도, 안 좋은 날도, 그 속에서 찾아내는 즐거움은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주기엔 충분하다.


그렇기에 나는 사람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긴다.

외로움은 어느샌가 내 곁에 당연하단 듯 찾아오겠지만 그것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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