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향을 잃어버렸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요즘 한탄과 함께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이런 생각은 자주 한다.
도저히 내 사고방식으론 답을 찾을 수 없다.
이걸 읽는 당신은 어릴 적 자신이 상상했던 일을 하고 있나요?
나는 아니다. 어쩌면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사실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꿈. 진로 같은 것들은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상황에 맞게, 현실을 따라가는 것이니까. 오히려 어릴 때의 희망을 간직한 채 끝까지 이루어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명확하다.
어딘가 틀어졌다. 내가 어릴 적부터 꿨던 꿈은 단 하나. "평범한 삶"
그냥 남들처럼만 살고 싶었다.
엄마와 아빠는 항상 싸웠다. 쾌쾌한 담배연기가 집안을 뿌옇게 하고, 항상 술병이 있었다.
빈 술병이 상 위에 있다는 건, 이미 부모님이 싸우고 있거나, 싸우기 직전이란 뜻이다.
의아했다. 결혼이란 것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기에 하는 것 아닌가? 아이는 그 사랑의 결실과 같은 것이 아니었나?
TV 속 화목한 가정은 꿈이었다.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받으며 같이 있기만 해도 미소 짓게 하는 존재.
부모님이 웃지 않더라도, 정적 속에 한 마디씩 던져지는 질문의 연속은 어린 나를 안심시키기엔 충분했다. 과묵했던 아빠의 입이 열린다. 소리만 지르던 엄마의 목소리가 여유롭다. 나는 그 사이에서 웃는다. 따뜻한 순간.
하지만 그런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굴곡지다. 삶은 항상 힘들게 올라갈 때도, 편하게 내려갈 때도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가짜 같은 이야기여도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어디에든 있다. 나도 그 속에 함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항상 슬프고, 우울하고, 지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재수가 좋아 별 것 아니지만 괜히 들뜨고 신나는 날도 있다.
나는 지금도 "평범"을 꿈꾼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다. 사치를 부릴 정도로 여유롭진 않지만 가끔 큰맘 먹고 여유 부릴 수 있다.
일은 힘들지만, 나름 할 만하다. 그런 날이 매일 같이 이어지지만 그 속에서 평안함을 느낀다.
지금도 하루를 프로그래밍된 NPC처럼 똑같이 보내고 있지만, 안정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다.
세상에 영원히 가는 것은 없다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지금의 난 너무나 불안정하다.
무엇하나 뚜렷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건 젊음이란 길 속에서 모두가 느끼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이 길을, 다른 누군가는 저 길을 추천해 주지만 어디까지나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
그리고 그 길이 자신과 맞지 않거나 주관과 다를 때 후회하고 괴로워하는 것도 자신이다.
나는 꿈을 잃지는 않았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다.
하지만 길을, 방향을 잃어버렸다. 헤매고 있고,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잘 가고 있는 건진 모르겠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이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