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당신은 비교해 본 적이 있는가?
타인과 타인을, 또는 자신과 타인을
나는 너무나도 많다.
지금껏 살아온 짧은 인생 속에서 샐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나에게 겁을 주기도 하고,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타인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지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비교는 어떤 것일까?
나를 더 나은 자신으로 만들어줄까?
아님 박탈감으로 자신을 잃게 만들까?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비교하며 우월감에 취하기도 하고, 상대적 박탈감으로 자기혐오를 가지게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중엔 자신도 저렇게 되겠다며 동경의 씨앗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볼 땐 많지 않았다.
어릴 적 모두나 한 번쯤 이런 비교는 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지고 싶은 물건이 타인에겐 있고 자신에겐 없을 때, 어린 마음에 무심코 던진 돌처럼 입 밖으로 내뱉어 버린 한 마디
"XX이도 저거 있던데 왜 난 안 사줘요? 나도 사주세요."
장 보러 나간 엄마를 오리처럼 졸졸 쫓아다니다가, 원하는 장난감에 눈길이 쏠려 사달라고 말해보지만 안 된다는 차가운 대답에 소리치고 떼를 써보지만 그것도 소용없는 짓이다.
이렇게 언뜻 보면 귀여운 비교로부터 시작해, 수많은 비교를 하고, 당하며 나는 살아왔다.
어느 날 엄마에게 혼난 날이었다.
마치 나무집에 불이 붙듯 혼날 이유도 늘어났다.
"쟤네 집 아들은 공부도 하고 책도 읽는다는데, 넌 뭐냐?"
그 말에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
공부를 안 한 게 잘못은 아니었지만, 놀고 있던 모습이 괜히 보기 싫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였다.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버렸다.
친구와 나.
가만 생각해 보면 내가 잘난 점이 몇 가지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생각이 깊어지고, 그런 말들이 쌓여서 비에 돌이 깎이듯 내 자존감도 깎여내려 갔다.
외모도, 공부도, 운동도... 떨어지는 자존감 속에서 열등감을 키워냈지만 그걸 숨겨내고 동경이라는 예쁜 말로 포장해 자신은 나쁘지 않다고 감쌌다.
속은 끝없이 어두워지지만 겉은 나도 그럴싸하게 변해갔다.
타인과 비교하는 것은 자신을 갉아먹는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다. 동시에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된다는 것을 나는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결국 반동이 와버렸다.
무엇을 해내도, 칭찬을 받아도 어느샌가 나 자신을 타인이 아닌 내가 깎고 있었다.
안 좋은 점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완벽을 추구했다, 해내지 못하는 것들은 간단히 포기하고, "나랑은 안 맞는 일이야" 라며 합리화했다.
동시에 열등감도 폭발해 버렸다. 자신보다 뛰어난 상대를 낮추고, 자신을 어떻게든 올리려 애쓰는 나. 어느 날 그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몸 안쪽에서부터 내 장기를 타고 혐오감이 기어올라왔다.
나는 이걸 나 '자신의 미숙함'으로써 인정하기로 했다. 인정해야 했다.
언제까지고 어린아이처럼 타인을 깎아내리며 부족함을 숨기고 살 순 없으니까..
물론 말처럼 쉽진 않았다.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열등감에 휩싸여 괜히 성질을 내기도 하고, 아예 내던지는 일이 훨씬 많아졌으니까. 그럼에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에 노력했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그런 아이였다.
늘 비교당하고, 비교하고 자신을 싫어히며, 타인을 깎아내리고 우월하다는 착각 속에서 쉽사리 무시하는 사람.
그걸 알았기에 변했다. 나도 무시당하고, 상처받는 기분을 느끼며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힘냈다.
가끔 10년이 넘은 친구가 말할 때마다 체감한다.
"예전 같으면 엄청 성질냈을 텐데 어른됐네"
어른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나의 잘못을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하고를 반복하면서 모르는 사이 점차 성숙해지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말을 할 때, 어느샌가 자신을 너무나 낮추고 있었다.
그건 글을 쓸 때에도 나타나는 내 안 좋은 습관 중 하나지만, 이것 조차 쉽사리 나아지질 않는다. 늘 타인에게서 자신을 비추어보기 때문에, 항상 내가 낮은 위치라고 생각한다. 이러면 내 마음은 편안하다.
나는 자신감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내 장점을 낮추고, 무시하며 자신을 높였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도 한 때 그랬기에 남들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게 되었다.
그에 비해, 처음부터 낮은 자세로 상대를 대하면, 상대는 의외라는 듯이 나를 보게 된다.
본인의 주장과 다르게, 훨씬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만약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기대 이하여도
처음부터 깎아내린 상처들이 밑밥이 되어준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라며 이해하게 만들었다.
나는 타인의 나를 향한 평가나 의견을 극도로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그 결과가 안 좋은 습관으로 커져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껏 이게 그렇게 안 좋은 건가 라는 생각으로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지 않은가, 내가 상처받지만 않는다면 괜찮잖아. 라며 자신을 다독이고 속였지만
나를 상처 주는 말을 타인이 아닌 내가 하는 일이기에 고쳐야 한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왜 그렇게 자기를 낮추는 거야?"
친구가 어느 날 했던 말이다.
그날따라 기분이 별로여서 조금 심했던 걸 지도 모른다.
평소라면 웃고 넘겼을 친구가 그날은 나에게 말했다.
내 마음이 편하려고 했던 말들을 나는 겸손으로 치부하고 결국 도를 지나쳤다. 이걸 겸손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지나친 겸손은 미덕이 아니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젠 타인에게 자신을 겹쳐보며 위축되는 일 없이, 항상이 아닌 가끔은 자신을 칭찬해 주며 살아도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남에게 상처받는 게 무서워 자해하던 마음에 약을 발라줄 때가 온 걸지도 모른다.
이젠 나를 깎지 않으려 다짐한다.
타인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