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왜 글을 쓸까?"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작년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 추위에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아내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꿈꾸던 내가 나태해진 자신에게 던진 하나의 과제.
'일기를 써 보자!'
일기. 나에게 있어서 일기는 어린 시절의 숙제지만 이때 내 의도는 조금 달랐다. 삶의 의지를 불태우듯, 일기를 써서 나 자신을 알아감으로써 더 나은 내가 되어보자는 거창한 뜻이 있었다.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다. 처음엔 짧고 간결하게 썼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단순했던 문장들도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바뀌면서 조금씩 꾸며지는 것을 느꼈다.
생각보다 글을 쓰는 것은 즐거웠다. 타인이 평가할 수 없다는 안도감이 나의 일기장에 더욱 과감하고 진실된 표현을 적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지금도 처음 썼던 일기를 읽어보면 생생히 기억난다. 그날의 기억과 함께, 그때 잡았던 볼펜의 그립감과 어떻게 써야 할지 망설이고 고민하던 막막함.
하지만 이내 머릿속은 포화상태가 되었다. 일기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쓰고 순간의 즐거움을 느끼지만 중독이라도 된 걸까. 다시 글들로 머리가 가득 차오른다. 그렇게 꾹꾹 눌러 담았던 생각들을, 감정들을 메모장에 마음껏 흩뿌려놓는다.
볼펜으론 일기를, 키보드론 나만의 글을.
이윽고 나는 한계를 느꼈다. 나도 멋진 글을 써보고 싶어 펼친 작가들의 글은 너무나도 화려했다.
마치 시골에서 처음 도시로 나온 어린아이처럼
설렘이 멈추질 않는다. 작가라는 벽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감동하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동경심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우연히 알게 된 브런치스토리. 이곳에 나는 작가신청을 했다. 나는 글을 평가받을 목적으로 쓰지 않는다. 언제나 진심을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날은 신청을 하고 하루가 지나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밖이 훤이 보이는 유리문에 달린 종은 손님들이 올 때마다 서로가 부딪히며 소리를 내주고, 나는 평소와 같이 편의점에 멍하니 서서 담배를 계산하고 있었다.
손님들이 마치 폭풍과도 같이 휩쓸고 간 후 겨우 앉아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던 중, 처음 보는 아이콘의 알람이 와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작가로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지친 한숨을 깊게 내쉬고 감정은 아쉬움을 호소하지만, 머리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한다.
사실 내 글에서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너무나 많다. 알면서도 나는 무작정 신청했다. 내 글의 진정성과 가능성을 알아채길 바란 안일함일까? 그건 아니다. 단지 급했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넘쳐난다. 동시에 누군가가 봐주었으면 했던 것 같다. 실책이었다.
그렇다면 이젠 시간을 들여 글을 다듬어야 한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어보자 내 글의 약한 부분이 술술 나온다.
다른 작가의 글에선 어휘로 격의 차이를, 적절한 비유로 이해를 돕고, 정돈된 글의 구조로 나의 글보다 훨씬 가독성을 높여주었다.
이렇게 내가 쓴 글의 허점을 찾아내니 왠지 모를 희열을 느낀다. 실패의 아픔을 감추지 못하는 어둡기만 한 안색이, 희망의 빛을 발견해 그곳으로 파고들려는 열정을 띄며 밝아져 간다.
아르바이트로 지쳤을 내가 그날만큼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며 빨리 집에 가 글을 손 볼 생각에 마음의 고양감이 멈추질 않았다.
나에게 있어 글은 단순한 즐거움의 수단을 넘어, 삶의 목표와 생각의 깊이를 단련시켜 주는 인생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린 것을 나는 깨달았다.
만약 내가 대단한 작가가 되지 못해도 상관없다. 처음 글을 쓰면서 느꼈던 마음을, 의지를 나는 기억한다. 단 한 사람이다.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이 나의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공감해 준다면, 내 생각을, 내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준다면 나는 만족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결국 자기만족이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해 글을 쓰고 싶다.
이 글은 제가 브런치 작가 신청으로 투고한 글입니다.
제가 쓰는 모든 것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모든 내용은 제 경험과 꿈, 생각을 토대로 진솔하게 마음을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삶의 경험이 풍부하지 않기에 한정된 소재에 갇히기보단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들을 깊게 파고들고 싶네요.
독자분들도 한 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질문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론 철학적으로, 때론 감성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글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