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찾아내고 찾아가는 그녀

너의 엔도르핀 은혜

by 본비 은혜




찾아내고 찾아가는 그 한결같음은 바로 나 다.

그녀는 나 다.

언제 적부터 내 꿈이 작가였을까?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가 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쯤이었던 거 같다.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시골 아주 작은 교회 문 앞에 앉아서 시를 쓰면서

누가 읽을까 내 이름을 쓰기 부끄러워

내 이름 말고 필명을 뭐라고 쓸까 고민을 하면서, 연필 든 오른손을 내려다보면서,

오른손?

너무 시적이지가 않아서,

할머니가 오른손이란 표현보다 많이 쓰시는 바른손? 바른손펜시가 생각이 났던가 말았던가?

그것도 좀 그래서

살짝 틀어서 뵈른손?

좋다.. 뵈른손!


누가 읽어도 내가 쓴 시 같지 않게 생각하길 바라며 뵈른손이라고 썼었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쓴 것들은 어디에도 없다. 어떤 시를 썼을까?


중학생이 되어서 뵈른손이라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가 실제 있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었다.

아이고, 큰일 날 뻔했네.

몰라서 뵈른손을 사칭. 도용할 뻔했네!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절대로 이상한 짓을 하지 말자!


그때도 꿈은 시인이거나 작가였나?

나의 기저에는 작가의 기질이 있었나 보다.


조금 더 커서는 글이 아주 재미나게 머릿속에서 써 가고, 그게 재밌는 상상이 되곤 했다.

글 쓰는 게 좋아서 다양한 sns를 하면서도 늘 예비 작가라고 썼던 것 같다.

그게 나의 정체성 같다. 한결같은.


그렇지만,

그건 내가 스스로 쓰는 표현이었을 뿐이다.

희망이었을 뿐이다.


한 두해 전에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스토리 작가'를 신청했었다.

내심 기다렸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회신 메일에 확 부끄러움이 들었다.

뭐, 마음만 있었지 열심히 글을 쓰지 못했다.

이내 마음을 접었다.

브런치 작가가 아니더라도 할 일이 많았으니까.

나는 꽤 산만하게 바빴으니까.


남편의 병으로 집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다시 책을, 다시 글을 쓸 시간이 생겼다.

아니, 내 시선이 외부에서 내부의, 내 안으로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그를 챙기고 남은 시간은 여전히 글을 썼다.

환경적응력이 최강이라, 어떤 상황에서도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려고 하는 강한 의지가 있다. 나에게는.


다시 한번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을 받았다.

처음보다는 별 감정이 없다.

뭐든 둔해지는 것 같다. 괜찮아!

'괜찮아'가 일상이 되는 것 같다.


'뭐, 나중에 또 신청하면 되지.

안 되는 게 어딨어? 될 때까지 하면 되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냈으면, 찾아가야지!'

병원에 있으면서 또 신청을 했다.

될 때까지 신청해 볼 생각으로 큰 기대도 없이 기다리지도 않았다.


갈수록 힘들어하는 남편을 두고 출근을 하고

한 없이 우울한 기분으로 눈물을 닦으며 운전을 해,

그이 옆에 왔던 지난 1월 5일 월요일 밤.


뭔 알림이 이렇게도 많냐? 뭔 스팸이 이렇게도 많냐?

브런치 뭐? 이번에도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거 알려주려고?

내 기분은 땅속을 파고드는 기분이었다.

그래, 뭐라는 건지 확인이나 하자.

다시 보니,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


그 밤에 다른 눈물이 나왔다.

절망 속에서도 꽃은 핀다고 하더니,

나는 지금 꽃을 피우고 있다.

꽃을 피우라고 자리를 만들어 준다.


좋아서 쓰는 글쓰기가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열심히 하면 경제적인 기대도 할 수 있으니 새삼 기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꾸준함이다.


나에게는 한계가 없다.

나를 도우시는 나의 하나님도 정함이 없으니,

나는 항상 무한의 입구에 서서 준비한다.


드디어 원하는 자리에 왔다.

이 자리가 치열할 것은 분명하고,

2026년도 새 다이어리에 쓴 글이 오늘을, 이 자리를 예견한 글이 아닌가 싶다.


선택받기 쉽지 않다. 명심하자!

힘내서 '해보고 싶은 일'을 하자!

주저 없이 나를 선택하도록 만들 것이다!


내가 나아갈 길을 열어 주시고,

찾아내고, 찾아가도록 하시니

따듯한 글들로, 희망의 글들로 선택받도록 해야겠다.


꿈에 한 걸음 다가선 지금은 조심스럽게 기쁨을 누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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