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배롱나무 꽃 피면

by 규린종희

말을 줄여야겠어요

말이 머물다 간 자리에 고인 말 없게요


풋감이 떨어지네요

감을 놓친 감나무 빈꼭지가 허물어집니다


파도 타고 온 귀신고래 눈동자에

거물 꿰는 검은손이 출렁거립니다


엄마의 빈젖이 고였던 자리

배롱나무 붉은 꽃이 지금쯤 열리겠지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말을 해도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