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선
나는 아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
많은 것들을 느꼈지만
그 대부분을 말하지 않았다.
기쁨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고,
불안은 더더욱 꺼내지 않았다.
내 안에서만 끝내기로 한 감정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겼다 사라졌다.
여름에는
지나간 기억들이 자주 고개를 들었고,
가을에는
정산되지 않은 말들이 남아 있었다.
겨울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
몸 안으로 들어와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봄이 되었을 때,
나는 말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이 앞에서
나는 여전히 서툴렀고
종종 흔들렸다.
그래도
아이에게 건네는 말만큼은
조금 더 늦게,
조금 더 조심스럽게
꺼내려했다.
아이에게 닿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다고 믿고 싶었다.
내가 견뎠던 것들,
내가 감당해야 했던 감정들,
굳이 물려주지 않아도 되는 몫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자랐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