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21일 챌린지 15일 차:

브런치 스타일 에세이 쓰기

by 타로블리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아이들 챙겨 보내고, 나도 서둘러 출근하고, 지점 조회하고, 교육까지 듣고… 몸은 움직였는데 마음은 하루 종일 따라오지 못하는 기분이었...

그 와중에 전화로 엄마한테 얘기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더라. 할 말은 분명히 있는데, 왜 그런 순간만 되면 목이 메고 말이 막히는지 나도 모르겠다. 결국 도와달라고 말을 못 했고, 해야 했던 일도 제대로 마무리를 못했고 그게 아주 큰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해줬으면 좋았을 일이라 마음이 괜히 무거웠지. 불편하고 미안하고, 마치 그 마음을 피하듯 사무실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집에 도착해서는 창문부터 활짝 열었어. 답답한 마음까지 환기시키고 싶어서였을까. 공기가 드나드는 소리를 들으면서 청소기를 돌리고, 점심을 대충 먹으면서도 계속 고민이 맴돌았어.

‘나는 정말 이 일과 맞지 않는 거 같아!?

아니면 오늘만 유난히 마음이 지쳐 있었던 걸까?’

그런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빙빙 도는 거야. 잘하고 싶고, 책임도 다하고 싶은데 그 마음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내 안에 있는 것 같아. 때로는 그게 두려움인지, 부담인지, 아니면 그냥 너무 지친 건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해.

오늘 같은 날이 있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거. 그저 마음이 힘들었고, 그래서 몸도 말을 안 들었던 날일 뿐이라는 것.

나는 지금 그걸 인정하는 중이고, 그 인정이 내일의 나에게 조금은 숨 쉴 틈을 줄 거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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