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명상, 소리와 함께 호흡하다

by 에밀리


입술 사이에 새어 나오는 소리가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몸의 가장 깊은 곳에서 성대를 통과하여 목소리가 된다. 그 파동이 공기를 밀어내며 다른 이의 귀에 닿을 때,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차례로 낭독하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외치지 않아도 충분히 탄탄했고, 꾸미지 않아도 진실했다. 그 소리는 두드리며 잔잔한 울림을 만들었고, 나는 그 감동 위에 가만히 떠 있었다.

간간히 짧은 공백이 있었다. 문장이 끝나고 다음 문장이 시작되기 전, 그 떨림의 시간은 숨이 쉬는 자리였고, 이해와 공감, 되새김으로 가라앉는 자리였다.

침묵을 비워진 것으로 여기지만, 그것 또한 흐르는 에너지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마음이 움직이고, 그 흐름은 내 안의 긴장을 풀어 주었다. 소리가 멈추었을 때 오히려 더 뚜렷하게 들리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의 호흡과 심장의 리듬이었다.

몸에서 시작된 소리가 성대를 지나 하나의 음이 되는 과정은 경이롭다. 숨이 음으로 바뀌고, 음이 의미로 바뀌며, 의미가 가슴으로 들어온다. 그 순환을 느끼는 동안, 나는 인간이 얼마나 섬세한 악기인지 새삼 느낀다.

목소리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힘을 지닌다. 때로 목소리는 등을 펴게 하고, 무릎을 굽히게 한다. 각각 다른 아홉 명의 목소리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희열감은 소리뿐 아니라, 소리를 통해 깨어난 감각에서 비롯되었다.

독서명상은 마음을 통해 이어지는 연결의 연습이었다. 문장은 종이에 머물지 않고, 목소리를 빌려 공기 속으로 흘러나왔고, 그것은 다시 내 안으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소리 내어 낭독하는 화자(話者)와 조용히 경청하는 청자(聽者)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끈이 생겼고, 우리는 그 끈 위에서 같은 문장을 다른 속도로 걸었다.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눈으로 읽으며 낭독을 들을 때, 마음과 마음이 만나기에 더 깊어진다.

나는 소리와 함께 호흡했다. 소리는 에너지이고,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른 색으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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