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 번씩 동네 푸드뱅크에서 식품 나눔 행사가 열린다.
그곳에서 봉사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1년이 되어간다.
십 년 넘게 이곳에서 살며,
아들은 좋은 친구들과 이웃을 만나고,
신랑은 안정적인 직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 가족의 모습이 고맙고,
언젠가부터 ‘나도 이 동네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받기만 하던 시간이 어느 순간 미안해졌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돕는 일은 보통 내가 아는 사람,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푸드뱅크 봉사는 조금 달랐다.
이곳에서는 이름도, 사정도 모르는 사람들을 돕는다.
그 낯섦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몇 번을 나가다 보니 그 안에서 또 다른 따뜻함이 피어났다.
행사 날 아침, 큰 트럭이 도착하면 사람들은 분주해진다.
박스 안에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 곡물들이 가득하다.
봉사자들은 각자 맡은 식재료를 하나씩 나눠주며
오가는 사람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다.
“감사합니다.”
그 짧은 한마디가 하루의 피로를 녹여내듯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어느 날은 아이 손을 잡고 온 엄마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 순간,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경계가
생각보다 희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주고 싶은 사람들일 뿐이다.
누구는 물을 건네고,
누구는 흩어진 상자를 조용히 정리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드러난다.
트럭이 떠난 뒤에는
텅 빈 상자와 약간의 땀, 그리고 따뜻한 여운이 남는다.
처음엔 ‘누군가를 위해서’ 시작한 봉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시간이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되어 있었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내가 이 동네의 일원이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삶은 결국 주고받음의 연속인 것 같다.
누군가는 도움을 받고,
또 누군가는 도움을 주며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간다.
2주에 한 번, 이 작은 나눔은
내 일상의 리듬이 되어간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이웃과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