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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_youth

인디

by 아무

https://youtu.be/HOuxZpls7 mw


마음이 꽤나 고단한 하루가 있다. 그런 날이면, 달리기 같은 맨몸 운동을 해보기도 하고, 매운 음식을 먹어보기도 해 보며, 후식으론 엄청 단 것을 먹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방에 누우면 기분은 아주 조금 나아져 있다. 말없는 벽, 무관심한 천장. 방에 홀로 있으면 지독한 침묵 속에 갇혀 아까의 노력이 허사인 양 마음은 쉽게 울적해진다. 이런 순간이면, 휴대폰으로 위로가 되는 노래를 검색한다. 노래를 들으며 힘껏 묵혔던 감정들을 쏟아내면 마음은 전보다 훨씬 나아져 있다.


정상적인 기분에서 어떠한 예술 작품이 감동을 이끌어 내려면, 이성이란 포장지를 여러 겹 벗겨내야 감정을 마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통의 예술작 들은 여러 방식의 은유를 통해 우선 이성적으로 다가들게 하여 이것을 녹여 낸다음 그 속의 감정을 터치하여 감동을 선사한다.


반면, 마음이 고된 날은 이성에게 보호받지 못한 감정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감정은 외부의 자극을 곧이 수용한다. 가벼운 말이라도 큰 상흔으로 남는 이유기도 하다. 오늘 하루 동안 이토록 붕괴되었다고 내일 세상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도 아니기에 어떻게든 이 현상을 수습해야 한다.


운동이나 음식은 이 과정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 현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이들은 외려 독이 된다. 운동 중독이나, 폭식으로 인한 비만이 바로 그런 것이다. 기분을 낫게 하는 어느 수단이든 간에 의존해선 결코 아니 된다.


결국 우리의 마음은 외부의 도움을 통해 자생하는 법을 길러야 한다. 약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영위하는 삶이, 약에 의존하는 삶보다 더 나은 것처럼 말이다. 마음에게 이를 가능케 해주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카타르시스란, 어떤 작품이 화자의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는 어떠한 감정 상태를 해소시켜 주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의도의 작품들은 그 표현이 직설적일수록, 카타르시스가 더 극대화된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화가 가득한 상태에선, 자극적이고 원초적인 폭력 묘사로 점철된 작품을 찾아가듯 말이다.


이처럼 마음이 꽤나 울적한 날에는, 직설적인 가사의 노래들이 큰 위로가 된다. [다섯]의 Youth는 직설적인 가사로 이들을 치료하고 마음의 면역력을 강화한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내일의 모진 일들을 견뎌내게 해 줄 힘을 건넨다.


'큰 꿈 부풀어 안고 마냥 앞만 보며 달려왔던 나는 어떤가요

뒤도 돌아보고 주위를 둘러보며 마주하는 나를 놓쳤네요'


분명, Youth의 가사가 어떤 지향점이나 해결점을 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노래를 따라가며 그 상처를 곧대로 직시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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