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시티 팝은 그 장르가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곡에서 도시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곡들을 보통 시티 팝이라고 일컫는다. 시티 팝 곡의 주 특징은, 미들 톤의 악기들로 구성된 텅 빈 비닐봉지를 구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시티 팝 곡들이 다루는 주제는 주로 공허함이다. 시티 팝 하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타케우치 마리아'의 [Plastic love]의 내용은 심도 있는 사랑보단, 공장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같은 공업적 사랑을 원하는 여인이 느끼는 공허함을 역설하는 희열이다. 도시의 형형색색의 불빛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외로움이 채워지지 않는 현대인의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장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유명 시티 팝엔 '백예린'의 [Square]가 있을 것이다. [Square]은 공업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에 신물을 느낀 화자의 외로움과 사랑의 구속에서 해방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시'의 [Lovememore] 또한 이 외로움의 연장이다. 선선한 어느 도시의 밤. 화자는 마음속 상대를 향해 단방향의 사랑을 고백한다. 그가 나를 바라봐 주길 원하고 그의 품에 안긴 상상을 하지만, 현실은 텅 빈 방안에 침묵하는 외로운 자신만이 있을 뿐이다. 곡의 분위기는 화자의 심정을 대변하듯 공허하고 적요하다. 곡의 연주에 녹아드는 그녀의 쓸쓸한 음색은 이 외로움을 힘껏 증폭시킨다.
도시의 미니 앨범 '반항_(2020)'의 수록곡들은 옛 한국 음악의 르네상스 시기(1980~2000) 발표된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가 재해석한 곡들은, 기성곡들이 포진한 요즘의 음악 시장에 마치 반항의 물결처럼 밀려든다.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청자는 자연스레 잊었던 옛 그리움을 꺼내고 이를 외로움으로 색칠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