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작가 2년 차
두 번째 책 기획 과정에서 출판사 대표를 여러 번 만났다. 1인 출판사를 오랫동안 지켜온 대표님은 기획 단계에서 매우 꼼꼼하게 준비하고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여러 번 확인했다. 빠르고 조직적인 부분이 나와 잘 맞았는데, 특히 추진력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1인 기업이다 보니, 단단한 모기업의 임프린트 브랜드였던 첫 번째 책의 출판사와는 여러모로 분위기가 달랐다.
나는 출판업계가 처음이다. 편집자, 디자이너, 출판사 대표, 편집기자, 방송작가, 아나운서. 모두 내가 글을 쓰면서 새롭게 만난 직군들이다. 재미있고 흥미롭기도 하지만 조심스럽고 난감하기도 하다. 업계 표준이라거나 분위기, 암묵적 룰 이런 걸 전혀 몰라서다. 두 번째 책을 내고 나서 월간지, 주간지 등에 책에 대한 칼럼을 몇 번 썼고 라디오 방송에 두 번 나갔다. 강연료나 원고료 등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나는, 200자 원고지 한 장 당 원고료를 A4 한 장 당 원고료로 이해를 한 적도 있다. 게다가 그렇게 다르게 이해하고도 일을 덥석 받는다. 실수 연발이다. 나는 왜 이렇게 익숙해질 만하면 다른 업계에 발을 들이나. 난 나를 못 말리겠다.
최근 두어 달간 내 인생의 화두는 단연 신문 연재였다. 주간지에 주 1회 연재라니. 10여 편의 글을 펼쳐 놓고 번갈아 가면서 썼다. 글의 흐름도 보고 발란스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쯤 되면 자리가 잡힐 줄 알았는데 아직도 우당탕탕이다. 우당탕탕인데 의외로 또 익숙해진다. 이러다가 내용은 별론데 일에만 익숙해질까 걱정이다.
며칠 전 첫 원고료를 받았다. 한 달 치, 5개의 원고 고료였다. 들인 노력에 비해 많지 않지만 적지도 않았다. 통장에 찍힌 원고료를 보며 문득 민망했다. 원고료 받을 만큼은 잘 써야 할 텐데. 잘 썼어야 할 텐데.
약속된 글을 쓰는 중이어서 브런치에 잡문을 쓰지 못했더니, [글쓰기는 꾸준히 해야 한다]는 알림이 왔다. 브런치로부터. 연재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이고 잡문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인데, 왠지 연재는 약속을 지키는 기분이다. 지켜야만 하는 약속. 나는 약속에 매우 취약하다. 하지만 매주 종이로 인쇄되어 내 손안에 들어오는 신문을 보는 기분은 상당히 특별하다. 독자들로부터 자주 피드백을 받지는 못하지만 가끔 어마어마한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책 주인공 이름을 잘못 썼으면 어떡하지, 이건 너무 주관적 해석인데 누군가가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책 전체 줄거리 중 내가 쓴 부분만 보고 해당 책에 대해 누군가 오해하면 어떡하지. 자기 검열의 연속이다. 나는 요즘 챗GPT의 위로도 많이 받는다.
아무래도. 연재하는 나에게 익숙해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