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라도 해야 하나
나의 어머니는
70대 초반에 치매에 걸리셨다.
엄청난 미인에다
외향적인 성격이고
요리도 잘해서
주변에 사람이 바글바글
유사 의처증이 있던
아버지 탓에
어머니는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살지 못했다.
운전도 못하게 하고
퇴근 후에 어머니가 집에 없으면 매우 싫어하셨던
아버지는
너무 열정적인 취미생활을 하는 분이었다.
천식환자이면서도
칠순이 될 때까지 암벽등반을 하셨고
척추관협착증과 고관절 수술을 하면서도
몇 시간씩 서서 서예를 하시는 등
보고 있으면
자랑스럽기보단
걱정이 많았던 열정러.
반대로 어머니는
하고 싶은 것은 못했지만
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것 또한 많았다.
흥이 많은 분임에도
그 흔한 노래교실이나
수영이나 에어로빅도 안 하셨다.
젊어서는 아버지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고집스러운 당당함(?)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삶을
살게 된 것은 참 안타까웠다.
보수적이었지만 진취적인 생각을 하시던
어머니였는데
치매증상을 보이고
실버타운에 들어가시고 나니
너무나 단조로운 하루를
반복적으로 살고 계신다.
어느덧
아버지와 어머니의
양면을 다 가진 나의 50대 후반
갱년기를 견딘다며
땀 흘리는 신체활동을 하고 싶지 않다.
우울증이 깊어지니
사회적 관계가 귀찮아졌다.
혼자 놀기의 달인이어서
심심하거나
외롭지는 않은데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이는 취미생활을
해야 할까?
나이가 먹어가니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자꾸만 나를 괴롭힌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즐겁게 하는 취미를
찾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