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잠과의 사투

by 포니의 놀이터

갱년기 증세가 시작될 즈음에는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아서

새벽이 깊어가도록 뒤척이다 아침이 통째로 날아가곤 했다.


긴가민가를 지나 확실히 갱년기라고 몸이 힘듦을 외쳐갈 때

하루를 꼬박 새우고 그다음 날엔 잠을 자더니

하루이틀 사흘.... 나흘을 꼬박 잠이 들지 않았다.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다가 시야가 흔들리니 무서워졌다.

우울증 약에 수면제를 본격적으로 추가해야 했다.


잠을 못 자니 생활이 와르르 무너진다.


잠 안 자고 시간을 쪼개가며 열심히 살았던 젊었을 때는

잠이 우스웠는데

이제는 자고 싶어도 잠을 잘 수가 없다.


잠에 집착하게 되고 신경이 예민해지니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워졌다.

악순환이 이어진다.

나이 먹어 불면증은 生이 닳고 있는 절망감이다.


갱년기를 우습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질병이라는 것을...

한겨울에도 선풍기를 돌리며 땀을 흘리는

그들의 어머니가... 부인이... 언니가....

갑자기 죽음을 직면할 수 있다.


나는 그 밤을 잊을 수 없다.

살아남았지만 순간순간 공포가 몰려온다.


오늘은 잘 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