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내가 6살 어린 나의 어린이날을 되돌아보며

by 앤희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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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나에게 이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어 돌아보니, 그날에 느꼈던 감정들이 여전히 내 안에 깊숙이 남아 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느낄 수 없는 아련한 그리움을 안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6살 때 어린 나이였다, 우리 집은 부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가족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그게 우리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

어린이날이 오면, 선물 하나에 나의 기쁨은 엄청났다.

그날만큼은 엄마 아빠가 나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줄 거라는 기대감에 설렘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엄마에게 내가 갖고 싶었던 인형을 부탁했다.

그 인형은 ‘우유를 주면 우유가 사라지는’ 갓난아이 인형이었다.

그때 그 인형은 정말 신기하고 특별한 존재였다.

나는 그것을 손에 쥐게 된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3만 원이라는 가격은 그 당시 우리 가족에겐 큰돈이었다.

그 돈으로 가족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고, 그만큼 귀한 것이었다.

어린 나는 그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린이날이니까, 선물은 받는 날’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그 선물은 당연히 내게 올 것이라고 믿었다.


시간이 지나 저녁이 되어서야, 엄마는 내 간절한 부탁을 들으시고 결국 문방구로 갔다.

그렇게 내가 그토록 원했던 '똘똘이 우유 먹는 인형'을 손에 쥐게 되었다.


인형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너무 기뻐서 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집에 다가갈수록 내 마음은 묘하게 무거워지고 눈물이 나오는 걸 참고 있었다.


그 인형을 받은 그 순간, 내 가슴속엔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그때의 나는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내가 이렇게 기뻐해야 할 순간에 눈물이 날까?

그 작은 인형을 받고, 그토록 원했던 선물을 받았는데도 왜 이렇게 속이 아프고 슬펐을까?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내 마음은 아마도 엄마가 그 선물을 사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는 그 작은 인형 하나를 사주기 위해 나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많은 것을 참고, 힘들게 버티며 살아갔다. 그 사랑을 내가 그때 모두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받은 선물 하나하나가, 바로 엄마의 사랑 그 자체였다는 걸 그 당시엔 알지 못했다.


엄마는 나에게 단순히 물건을 주신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주신 것이다.

그 사랑이 너무 커서, 어린 나는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대신, 엄마의 사랑이 내게 너무 커서 그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거다.


어린이날, 내가 받은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엄마의 사랑이었고, 나의 마음을 여는 열쇠였다.

그때의 울컥한 감정은, 그 사랑을 다 받아들이고 싶지만 그 깊이를 알 수 없어 어려워했던 내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 사랑을 알기엔 내가 아직 너무 어렸던 것이다.

이제 성인이 된 나는 그때의 감정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그 인형을 받은 날, 나는 단순히 물건을 손에 쥔 것이 아니었다.


그날, 엄마가 내게 주신 것은 물질적인 선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이었다. 그 사랑이 내게 전해졌을 때, 나는 너무 어렸고 그 크기를 다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어린이날, 그날의 기억은 나에게 여전히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때 엄마의 마음이 내게 얼마나 깊고 큰 사랑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엄마, 그날 제 눈물은 인형 때문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이 너무 커서였어요. 이제야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요.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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