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은 내가 만든 감옥이었다

그 번아웃은 세상이 아닌, 내가 만든 것이었다

by 앤희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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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에 파도가 지나가고,
다시 잔잔한 바다가 되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마음이 요동칠 때마다,
그 요동 속에서 나는 반드시 내면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


감정의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고요함은
그저 아무 일도 없던 평온이 아니라,
나와 나 사이의 깊은 대화가 끝난 뒤에 오는 평화였다.


나는 그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위로했고,
그 위로를 받은 내가 다시 나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 이 또한 지나갈 거야.”


익숙한 말이지만,
진심으로 나에게 건넨 이 한마디가
내 안의 단단한 무언가를 깨우는 걸 느꼈다.


지금 나는,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걸 안다.


그리고 이제는,
마음속에 여유라는 공간이 생겼다.
무작정 도망치지 않아도 되고,
감정을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


그전에는 번아웃을 이겨내기 위해
무언가 바깥에서 정답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바로,
내면과 마주하는 일.


그리고 그 안에서 나에게 꼭 맞는 무기를 하나씩 찾아냈다.
그건 생각보다 단순했다.

독서와 글쓰기.


남이 써준 정답 대신,
책 속의 문장에서 내가 필요한 위로를 발견했고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누군가의 삶을 빌려 내 마음을 돌아봤고,
글을 쓸 때마다
혼란스러웠던 내 생각들이 정돈되고, 명확해졌다.


이 두 가지가
내게는 그 어떤 해답보다 강력한 힘이 되어 주었다.


이제 나는 고통을
떨쳐내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야 할 길동무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고통은 나를 멈추게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바라보게도 하니까.

스트레스는 없애야 할 문제가 아니라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 숙제처럼 느껴진다.


그러는 사이,
나를 짓누르던 번아웃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인정할 수 있었다.
그 번아웃은 밖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서 왔다는 것.

그건 환경 때문도, 사람 때문도 아니었다.

나는 내가 나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를 몰랐던 것이다.

매일 잘해야 했고,
늘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 했으며,
감정을 내보이면 약해 보일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버텼다.


그 무게는
결국 내 마음을 고립시키고 있었다.


중요한 건, 결국 마음의 문제였다.

생각이 바뀌자,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책을 한 장 넘기고,
글을 한 줄 더 써 내려간다.


내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며,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온유한 내가 되어간다.


“지금 이 순간도,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 중이야.”





지혜로운 사람은 고통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고통과 나란히 걷는 법을 배운다.

때론 달래고, 때론 껴안으며… 그렇게 고통과 친구가 되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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