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나와 마주하는 첫걸음

슬픔과 분노, 벅참과 무너짐까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시간

by 앤희베르


A young Asian woman, illuminated by warm, golden light streaming from a nearby window, sits quietly at a meticulously organized wooden desk.  She holds a worn leather-bound diary, its pages seemingly glowing so (1).jpg


나는 그저,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맞이하며, 안정이라는 이름의 울타리 안에서 무심히 살아갔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늘 무엇인가가 꿈틀거렸다.

그건 나도 잘 알지 못하는, 아주 오래된 나의 목소리였다.
나는 그 내면의 소리를 들어도 두려웠고, 자꾸 외면했다. 그 목소리를 따라 그 길을 걷는 순간, 지금의 안정된 삶조차 무너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정말 끝까지 듣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암흑 같은 어둠 속에서 ‘희망을 파는 문구점’을 발견했다.
그 순간은 우연 같았지만, 이제 돌아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오래전부터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평범한 삶이라는 감옥 안에서, 나는 스스로를 가둔 채 살아왔다.
그 안에는 작고 연약하지만 꺼지지 않는 불씨가 있었다.
그 불씨는 나를 향해 속삭였다.

“너로 살아.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

하지만 나는 그 목소리를 피했다.

그 불씨가 커질수록, 내가 감당해야 할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아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모른 척하며, 무채색의 하루들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 불씨가, 그리고 내 꿈이 단 한 번도 나를 포기한 적 없었다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연결고리로든 그 꿈은 늘 나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다만, 내가 듣지 않으려 했을 뿐.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두렵고, 외롭고, 막막한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나는 당당히 나를 마주하려 한다.

그 마주함이 때로는 상처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과정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를 가장 크게 변화시킨 건, 내 안의 나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나를 마주할 준비를 했을 때, 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매일 감정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슬픈 날도, 행복한 날도, 가슴이 벅찬 날도, 무너진 날도 그 모든 감정을 그대로 적어 내려갔다.


예전 같으면 그 감정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또 묻어두며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글로 쏟아내는 과정은 내 마음을 조금씩 풀어주었다.
그것이 나를 치유로 이끄는 첫걸음이었다.

감정일기를 쓰면서, 나는 내가 알고 있던 나의 감정보다 훨씬 솔직한 감정들을 마주할 때가 있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에게 약간 불편한 말을 했을 때, 나는 그저 웃음으로 넘기곤 했다.
하지만 그날 밤, 감정일기를 쓰면서 돌아보면, 나는 사실 너무 화가 나고, 불쾌했음을 적기도 했다.
조금씩 나는 나 자신에게 더 솔직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펜을 내려놓을 때면, 꼭 이렇게 다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래, 나는 내 모든 감정을 쏟아냈어. 이제 다시 좋은 감정이 쌓였어. 내일도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야."

그 순간, 자연스럽게 긍정으로 마음이 전환되었다.
내 안의 감정을 내가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술을 마시면서 풀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은 잠깐의 위안일 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불안한 나로 돌아오곤 한다.
반면, 감정일기는 나에게 새롭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내 마음의 흐름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다음 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내게 주어진 진짜 변화였다.


이번 글은 내가 나를 마주하는 첫걸음, 감정일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슬픔도, 분노도, 벅참도, 무너짐도 모두 글로 풀어내며 나는 조금씩 나 자신과 친해졌고,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나를 더욱 변화시킨 긍정확언과 감사일기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내가 나를 어떻게 단단하게 만들어갔는지, 그 과정을 함께 나누고 싶다.





그녀는 점점 더 성장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성장이라는 걸 몰랐다.
이번 생에는 나에게 꿈꾸는 성공은 없을 것이니, 그저 안전하게, 평범함 속에서 살아가겠노라 다짐했다.
그 선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던 사람. 처음부터 성공을 목표로 삼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저 안정된 삶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다이어리를 만나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글로 감정을 쏟아내고, 자신과 마주하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성장을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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