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제주도에서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단지 여행지가 아니라, 삶의 공간으로서의 제주도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도시의 일상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이었다.
자연 가까이에서 보다 단순하고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이상만은 아니었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제주살이를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용기를 북돋웠다.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제주 빈집'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주 빈집을 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그중에서도 네이버 카페를 통한 정보 공유는 굉장히 활발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나도 제주 빈집 매물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실제로 몇몇 사례를 살펴보며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했다.
아래 사이트를 통해서 제주도의 빈집 매물들을 확인할수가 있다
�제주도 빈집 & 농가주택 매매 및 각종 매물 보러가기
단순히 부동산 정보를 넘어서, 직접 제주 빈집에 살거나 준비 중인 분들의 후기는 매우 현실적이었다.
어떤 분은 리모델링 비용 문제로 계약 직전에 포기했고, 또 어떤 이는 오래된 농가주택을 수리해 가족과 자연 속에서 삶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실거주자의 유지비용 분석이었다. 전기세, 수도세부터 배관 교체비용, 지붕 수리비 등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은 꽤 인상 깊었다.
빈집을 싸게 구입한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로 본 사례 중 하나는 뷰는 정말 끝내줬지만, 내부 상태는 곰팡이와 습기, 부실한 창호 등으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공사 견적이 집값보다 더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결국 리모델링에 3천만 원 이상을 들였다는 후기도 존재했다.
'빈집은 그럴만해서 빈집이다'라는 말처럼, 접근성 부족, 자연재해 위험, 생활 인프라의 부재 등 현실적인 문제가 수반된다. 가격만 보고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제주만의 공동체 문화였다.
외지인에 대한 거리감이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지 여부는 성공적인 정착의 열쇠다.
감귤 수확철에 함께 일하며 친해졌다는 이야기처럼,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 제주를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생활비 절약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태양광 패널 설치, 빗물 저장통 활용 등 자가 노력을 통해 유지비를 줄이는 방법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였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조차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싸게 산다'가 아닌, '살기 위해 준비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방송에 나왔던 애월의 한 빈집 사례처럼, 보기에는 멋있지만 내부 설비나 구조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전문가의 점검 없이 섣불리 결정하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여러 번 확인했다.
매물 사진이나 간단한 설명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았고, 특히 농가주택 특성상 수도나 전기 시설의 상태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제주 빈집은 분명 매력적이다. 자연과의 가까운 삶,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로부터의 해방, 새로운 공동체와의 만남까지.
그러나 그 낭만은 현실적인 준비가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하다. 유지비, 리모델링 비용, 생활 편의, 지역 사회와의 융화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일이다.
나 또한 이 글을 정리하며 단순한 감성보다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삶의 전환은 그 자체로 의미 있지만, 그 전환이 지속가능하려면 더 많은 정보와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제주 빈집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태도에서 출발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