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시민사회의 분기점을 역사적 맥락과 지방자치제의 도입에 따라 살펴봐요
Q. 여러분은 한국의 시민사회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나요?
‘외부자’, ‘소수 의견’, ‘급진적’ 같은 단어들이 생각나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는 시민운동이 이런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을까요? 사실 시민운동은 공익을 추구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활동일 뿐입니다. 이러한 시민운동의 무대인 시민사회 역시도 국가와 개인 사이에서 사람들이 공익을 실현하려고 참여하는 중요한 공간일 뿐이죠.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시민사회가 여전히 급진적이거나 비주류로 비쳐지는 이유를 찾는다면, 한국은 군사 정권과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가 오랫동안 지속된 배경 속에서 권위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시민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라면 앞선 편견들이 우리에게 먼저 떠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한국보다 시민사회가 활성화된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 시민사회 역시 강한 정치적 색깔을 띨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의 시민사회는 오히려 그 성격이 보수화되는 것이 문제로 제기될 정도로 온건합니다. 심지어 일본은 오랜 역사를 통해 ‘와(和)’라는 협력과 조화를 중시하는 집단주의 문화와 강력한 군국주의의 과거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율성을 가진 시민사회를 발전시켰습니다.
이처럼 같은 시민사회라 해도 한국과 일본은 성격이 아주 다릅니다. 이 차이는 놀랍게도 각국이 지방자치를 받아들이게 된 과정과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의 시민운동과 지방자치 발달 양상을 비교해본다면 이를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두 나라의 시민사회가 어떻게 만들어져 왔고,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 역사적 분기점들을 짚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