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
"쿠요님. 브런치 읽고 있어요."
오랜 단골이 말했다. 바에 앉아 오랜만에 커피 한 잔과 케이크를 마시며 충전하고 있던 친구가 한 그 말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느껴졌다.
"참 녹녹지 않지?"
끄덕끄덕
"누구나.. 자신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거야."
나는 나의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 진짜 힘들어서 버티지 못할 것 같아서 늘 괜찮다 괜찮다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 있지 않은가. 웃는 게 습관이 되어서 기본적으로 웃는 상이 형성된 사람. 그게 나였다.
나는 잘 웃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학원에서 일하고 있던 당시 함께 일했던 원장선생님이 (내가 참 멋지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갑자기 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참 잘 웃는 것 같아요."
"그런가요 하하"
"근데 잘 웃는 사람들이 속에 상처가 크던데..."
왠지 모르겠는데, 그 말이 그 순간 나에게 엄청 위로가 되었다. 누군가가 알아봐 주길 내심 바랬던 게 아닐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원장선생님의 눈에는 보였을 것 같다. 마냥 잘 웃는 것과 눈빛 속에 쓸쓸함이 가득한 상태에서 웃는 게 다르다는 걸 나도 거의 10년이 지나 다른 친구들을 보다 보니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그건 내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그가 그 한마디로 나를 위로할 수 있었던 건 나의 뒷모습을 봤던 것만큼 그 역시도 자신만의 뒷모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뒷모습이 있다.
예전에는 SNS 상에서 멋진 사람들을 볼 때 "와 너무 멋지다." 하는 마음과 동시에 한없이 위축되는 내 마음을 보았다. 그런데 지금은... 저 사람이 저 모습을 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싸워왔을까 하는 그 뒷모습이 궁금하다. 결국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은, 그들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이었다. 어떻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을까. 그렇게 나아감으로 깊어졌던 그들의 입체적인 모습이 좋다. 나는 뒷모습이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래서 글을 쓴다.
나 역시도 뒷모습이 있다고.
그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때때로 사람들은 위로를 얻기도 하니까.
마치, 내 뒷모습을 봐주었던 그 선생님의 지나가는 한 마디가 나를 위로해 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