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들이 살고 있는 카페

지니엄의 세계관: 지니엄 페어리즈

by 쿠요

지니엄에는 독특한 세계관이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호칭할 때 우리는 "요정" 이란 단어를 쓴다. 처음 들으면 어색할 수 있는데, 이것도 듣다 보면 익숙해지기도 하고 또 부르기도 편안해지면서 우리의 손님들 역시 우리들을 "요정"이라 부른다. 요정들이 모여서? 페어리즈가 되었다. (Fairies)


그리고 모든 요정들은 자신을 나타내는 닉네임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친구들의 이름을 간단하게만 소개해보고자 한다.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오글거리면서도 흥미로울 수 있다.


우선 지니엄의 사장이자 대표의 이름은 커요. 커피요정의 줄임말이다.

베이킹을 담당하는 또 다른 지니엄의 사장은 쿠요. 어띵쿠키를 만들어 냈기에 쿠키요정이다.

사장들의 이름은 꽤 무난하다. 그리고 점점 이름이 디테일해지기 시작한다.

지니엄의 또 다른 가게 어바웃유어유스에서 리더를 맡고 있는 꼬요. 조그맣고 귀여운 꼬마요정이다. (그러나 굉장히 다부지다!)

바닐라를 좋아하는 바요. (향을 정말 잘 맡고 좋아한다.)

마음과 진심을 다해 커피를 내리고 싶어서 닉네임까지 만들어버린, 따뜻한 마음의 마요. (그러나 단호한 신념이 있다!)


그 외에도... 우리와 함께 일했던 친구들은 전부 닉네임이 있었다. 해요, 진요, 밀요, 라요, 초요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나 그 이름에 담고 싶은 것들을 스스로 생각해서 이름을 정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지니엄은 처음엔 커요 한 명만 일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손님들도 그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되었기에 따로 닉네임이 필요하진 않았다. 그러나 아내인 쿠요가 함께 일하기 시작하면서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애매해지기 시작했다.


"일을 하는 곳인데, 손님들에게 소개를 할 때 '여기는 제 아내입니다.'라고 하기가 좀 그렇더라고. 여보가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 손님들에게 동등하게 여겨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호칭으로 제 아내, 와이프 이게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릴 때도 어색하더라고. 그런데 사무적으로 대하고 싶지도 않은 거야. 애정을 담아서 부르고 싶었어. 그때 요정이란 단어가 생각나더라고. 그리고 마침 여보가 쿠키를 만들고 있잖아? 그래서 쿠키요정이 된 거지. 줄여서 쿠요. 그런데 여보를 쿠요라고 부르니까... 자연스럽게 커피를 내리는 나는 커요가 된 거지."


그렇게 커요와 쿠요라는 닉네임이 생겼고 손님들 역시 우리를 부를 때 좀 더 편안하게 부르기 시작했다. 사장님에서 커요 님으로 호칭이 바뀌었을 뿐인데 이상하게 애정이 생겼고 친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제 우리와 함께 일하게 된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이름이 필요했다. 사실 초창기에는 모든 친구들에게 닉네임을 다 붙이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 부분에서 커요는 강경했다.


"나는 모든 일하는 사람들이 인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일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이름이 헷갈리면 어때. 그렇다고 모든 이름을 일괄적으로 통일시켜 버리면 인격성이 없어져. 얼마나 일했느냐에 상관없이 나는 그 사람을 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싶어."


그리고 결과적으로 함께 일하는 문화에서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기 시작했던 건 굉장히 큰 지니엄의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일하는 친구들이 다양해지고 호칭이 많아질수록 손님들이 혼란스럽고 복잡해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곳은 다양한 요정들이 살고 있어!"라는 세계관의 전환을 일으키며 좋은 경험을 손님들에게 선물하게 되었다. 아, 손님들도 우리를 더 편하게 대하지만 존중감 있게 부르게 되기도 했고.




우리 호칭에 대해서 몇 가지만 더 살펴보자.


1. 지니엄은 "직원"이나 "알바"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다.

우리는 같은 목표를 두고 함께 지니엄을 이루어가는 중이기 때문에 "구성원"이나 "크루", "페어리즈"라는 표현을 쓴다. 특히나 지니엄의 대표인 커요와 쿠요는 다른 외부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구성원이라고 의도적으로 호칭한다. 우리가 어떤 단어를 쓰며 말을 하는 가가 생각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2. 모든 페어리들은 자신만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지고 있다.

필수는 아니다. 다만 입사하고 새로운 닉네임이 생길 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싶으면 만들어도 되고, 관리가 힘들 것 같으면 안 해도 된다고 한다. 지니엄은 인스타그램으로 처음 소통을 시작했고, 그 계정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 쌓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단연코 확신한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이야기를 쌓아가는 것은 사업체에 국한되는 게 아닌 개인의 발전과 성장에도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sns는 우리가 일하는 현장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무대였고 그걸 직접적으로 경험해 왔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하는 페어리즈들도 그런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처음에 제안한다. 그 뒤에 관리를 해 나가는 것은 본인의 역량에 맡겼다. 우리는 무대만 준거다.


페어리들의 인스타 계정은 (동사) _a_rest로 통일성 있게 맞췄다. 지니엄의 부제는 마음이 쉬는 자리이기에 우리가 함께 일하며 어떤 쉼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의미를 담아 만든다. 그러나.... 가장 초창기에 인스타를 만들었던 커요와 쿠요의 의미는 심플하다.

커요는 커피를 내리니까, brew_a_rest. 즉 브루잉을 하며 쉼을 내리겠다.

쿠요는 베이킹을 하니까, bake_a_rest. 즉 쉼을 구워내는 디저트들을 만들겠다.


근데 역시나, 구성원들이 많아질수록 의미는 복잡해졌지만.... 아무렴 어떤가. 각자 자신이 생각하고 정의한 대로 쉼을 실천해 나갈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 있다.


3. 인스타그램에서 구성원 중 누군가가 스토리에 포착이 되면 꼭 그게 누구인지를 태그해 주는 편이다.

스토리를 퍼가지 않더라도 "이 사람은 OO입니다."라는 우리 나름대로의 표시다. 그래서 나오는 부작용은, 우리 구성원들을 모두 팔로우하고 있는 우리 손님들은 같은 스토리를 몇 번씩이나 보게 되는 거다. 그래서 스토리는 따로 더 코멘트를 달고 싶은 구성원은 퍼가되 굳이 퍼가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다양한 관점으로 지니엄을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편이 좋다.













keyword
이전 02화지니엄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