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이용할 때 함께 지켜야 하는 지니엄소사이어티를 위한 원칙들
브런치 글에서는 실제로 우리가 만들어 가고 있는 매장원칙이 왜 세워졌는지, 어떤 이유에 그런 멘트들과 의미들을 정해놓았는지를 설명한다. 굵직굵직한 큰 원칙들의 이유와 대안을 알고 나면 나머지 세부적인 매뉴얼들은 쉽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한 질서는 크게 3가지의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 지속가능성
- 매장 서비스의 원칙
- 손님 응대 원칙
앞선 글에서는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우리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3가지
1인 1 음료, 노빨대아이스음료, 영업시간으로 질서가 세워졌다.
이제 두 번째 질서, 홀을 이용하는 실제적인 매장원칙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지니엄에서는 테이블 간 의자 이동이 되지 않는다. 여러 명이 오게 되는 경우 의자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면 다른 테이블에서 의자를 가지고 와서 앉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누구보다 빠르게(?) 그곳에 가 손님을 응대해야 한다. 아마, 지니엄에서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아닐까.
우선 이것부터 여쭤본다.
혹시 몇 분이실까요?
테이블 간 의자 이동이 안 되는 이유는 미관상의 문제가 크다. 우리의 자리에는 각각의 컨셉이 있다. 창가를 바라보며 나란히 앉는 자리, 둘이 앉는 자리, 바리스타와 대화하는 바자리, 방해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자리 등 우리는 지니엄의 전체적인 매장 분위기가 자리마다 잘 녹아날 수 있도록 컨셉을 잡았고 의자를 배치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리에 그 의자가 있을 때 가장 질서 있고 쓰임새 있게 사용된다. 그러나 이때 한 팀, 두 팀이 다른 의자를 끌어다 사용하게 되면 뒤에 오는 손님들이 다른 자리를 이용할 때 불편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 그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테이블 간 의자 이동이 안된다고 말씀을 드린다.
테이블 간 의자 이동이 안 되는 대신, 우리가 따로 준비해 놓은 의자를 드린다. 다른 테이블에서 의자를 가져오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 경우다.
1. 물건을 놓고 싶거나.
2. 사람이 더 오는 경우.
따라서 몇 분이 오시는지 여쭤보고, 추가로 인원이 오지 않는데 물건을 놓고 싶어서 의자를 가져온 경우 매장이 가지고 있는 작은 테이블을 건네드린다. 그리고 사람이 더 오시는 경우 인원수에 맞춰 준비된 의자를 건네드린다.
편리함과 미관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의자 대신 나무 스툴을 건네드렸다. 등받이가 있으면서 보관하기도 쉽고 미관상 예쁘기도 한 적절한 의자를 찾지 못했기에 편리성과 미관성 중 미관성을 계속 선택해 왔다. 등받이가 없는 나무스툴을 건네드렸던 것. 등받이가 있으면서 방석도 있는 의자 중 예쁜 의자는 정말 찾을 수 없었고 매장 미관을 해치는 철제 간이의자를 두기엔 미관은 그만큼 중요한 포인트였다. (미관 >> 편리함)
다만 몇 개월 전.
우연히 개업한 지인의 카페에서 접이식 쿠션 나무의자를 찾게 되었고 편리성과 미관성을 다 잡은 제품을 찾게 되면서 바로 구매를 했다. 그 후론 우리도 자신 있게 의자를 건네드리게 되었다. 좋은 상품을 찾아내는 것도 대안의 중요한 형태라는 걸 깨달았던 경험이다.
저희가 테이블 간 의자 이동은하고 있지 않고 있어요. 대신 저희가 다른 의자를 준비해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의자를 가져다 드린 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놓아드릴게요!
**또 다른 대안
벤치 테이블 같은 경우 3분이 오시면 아예 테이블을 붙여드린다. 테이블 간 의자 이동이 안되니, 아예 테이블을 붙여버리는 것. 이때 테이블을 붙이는 규칙이 따로 있기 때문에 구성원이 직접 옮겨드린다. (3인 이상인 경우만 가능하다. 2인이 와서 테이블을 붙여 사용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각각 따로 앉으시길 요청드린다.)
2022년 지니엄이 리뉴얼을 하면서 지금의 공간이 탄생했다. 이때 우리는 조금 파격적인 결정을 한다.
"홀에 있는 콘센트를 다 막아버리자."
물론, 매장에서 조명이나 소품을 위해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놓긴 했지만 다 어딘가에 숨어 들어가 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우리가 처음에 지니엄을 리뉴얼할 때 원했던 매장의 지향점 때문이다. 사람들이 쉬어가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작업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하거나, 책을 보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했다. 콘센트가 있어 홀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작업을 하는 데 더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고, 그렇다면 이곳은 작업하기 좋은 카페가 되겠다 판단했다. 그러면 우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결과와 운영 모습에 차질이 생길 것을 대비해 홀에는 콘센트를 두지 않았다.
그 대신, 바에는 콘센트를 넉넉하게 두었다. 어차피 작업은 혼자 와서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바에 손님들이 앉아 작업을 하다 자연스럽게 구성원들과 말을 섞기도 하고 대화도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우리는 콘센트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자연스럽게 바 자리로 이동하시길 권해드린다. 여기는 사람이 서로 소통하는 곳이에요,,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바 자리를 가리키며 말이다.
콘센트는 바 테이블에 있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이쪽으로 이동해서 이용하셔도 됩니다.
* 아, 물론 우리도 바에 오는 사람들에게 다 말을 걸지 않는다. 작업을 하러 왔어요 라는 분위기가 폴폴 풍기면 따로 말은 안거니 무서워하지 마시길. 우리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
(.. 있나?)
다만 혹여라도 대화가 하고 싶으시다면 용기 내서 말을 걸어주시길.
지니엄에는 커다란 쉐어테이블이 하나 있다. 이 테이블 역시 2022년 리뉴얼을 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가지고 있던 로망 중 하나였다. 모르는 사람들이 따로 자리에 앉아 일을 하지만 같이 있는 함께하는 모습이 지니엄에서 보고 싶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걸 쉐어테이블을 통해 은연중에 표현하고 싶었달까.
대안이라기보다, 매장의 원칙으로 정해놓고 있는 게 있다. 쉐어테이블은 함께 잘 쉐어링 되었을 때 의미가 있다. 그렇기 위해서 그 테이블에 앉는 사람들끼리의 규칙을 미리 정해주는 게 필요했다. 이 규칙은 지니엄 매뉴얼의 설명을 덧붙이겠다.
(Q. 여기 앉아도 되나요?)
“다른 손님들과 함께 앉는 쉐어 테이블로 사용하고 있는 테이블인데요,
가장 안쪽자리부터 채워 앉아 주시기만 하면, 편하게 앉으셔도 됩니다.”
(테이블 중간부터 앉으신 경우)
“실례합니다. 이 자리는 쉐어테이블로 사용하고 있는 테이블인데요,
(라고 하면 벌떡 일어나시려는 분들도 계심.)
앉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앉으실 때는 가장 안쪽자리부터 채워 앉아주시기를
요청드리고 있어요. 양해를 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사람 오면 비킬게요’ 같은 대답이 나올 경우)
손님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문화라 양해를 부탁드릴게요,
아니면 앉으실 수 있는 다른 자리는 이곳과 이곳이 있습니다. (다른 자리로의 대안 안내)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그 이유 하나다. 한 팀만 매장을 이용하는데 시끄러운 경우에는 어느 정도 감안한다. 다만 다른 팀이 있는 경우에는 구성원들이 나서야 한다.
소극적 대안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효과가 좋다. 그러니 혹시 매장이 시끄러워지는 경우 때문에 골치가 아픈 사장님들이라면 꼭 한 번 시도해 보시길. 매장 bgm을 정말 잔잔하고 조용한 걸로 바꾼다. 그리고 소리를 줄인다. 놀랍게도..... 조용해진다.
적극적 대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텐션이 마구마구 올라가 조용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고민 고민 하다가 결국 다가간다. 상황마다 말하는 방법은 다 다르지만,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오랜만에 모처럼 모이셔서 많이 텐션이 올라가셨는데, 반가워하시는 모습들이 보기가 좋네요. 다만 대화하실 때 조금만 대화소시를 낮춰주실 수 있으실까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손님들에게 부득이하게 매장의 원칙을 이야기할 때, "해주세요."라는 말을 되도록 쓰지 않는다.
"목소리가 너무 시끄러우셔서 조금만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말과
"조금만 대화소리를 낮춰주실 수 있으실까요? 부탁드리겠습니다."는 같은 의미 전달이지만 전혀 다른 뉘앙스로 전달된다.
전자는 상대방을 시끄러워서 매너를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면,
후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부탁을 들어주면 나는 고마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로 만들어준다.
손님으로 하여금 "이 매장의 원칙을 지킴으로 나는 고마운 사람이 된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은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표현을 쓰도록 한다. 그리고 그걸 전달하는 우리 역시, 그 부탁을 들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마음을 가지고 말을 건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