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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살MJ Jul 20. 2023

목표가 있어야 행복하다고 한다.

목표를 만들어볼까?

 매일 밤 잠들기 위해 듣는 유튜브 영상이 있다. 화면이 중요하지 않은 영상이고, 발음이 정확해서 잘 때 듣기에 딱 좋은데, 어젯밤에 들었던 내용이 오늘 나를 조금이나마 일으켜 세운 것 같다. 그 영상에서는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 행복하다고 한다. 돈이 많고 가정이 화목해서 누구나 부러워할 삶을 사는 것 같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과, 죽을 듯 힘들어 보여도 행복한 사람의 차이는 목표의 유무라고 한다. ‘정말 그런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지금 내가 목표가 없고 행복하지 않으니 목표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나는 원래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지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학창 시절에 그렇게 공부를 해서 좋은 성적을 받았고, 지금도 학원 수업에서 내가 생각하는 수준의 강의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한다. 그런데 지금 인생에서는 그게 빠져 버렸다.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내가 이미 알고 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거의 처음으로, 내가 세운 계획과 목표가 전부 무너져 버린 경험을 한 것이다. 이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깨달은 것이다.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 말고는 그래도 나는 내 목표를 나름대로 이루고 살아왔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실패했던 것이다.

 나는 가르치는 일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공부를 잘 할 필요도, 공부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다. 물론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한 청소년들이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열의를 다해 강의하고 성적을 올려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경쟁만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느끼거나, 성적이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면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다. 살다보면 성적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대학만을 보고 달려가는 학생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좀 김빠지는 소리 같아서 나도 여느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닦달했다. 어쨌거나 나도 괜찮은 대학에 괜찮은 과를 졸업한 것의 수혜를 충분히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끈기를 가지고 열의를 다해 노력해 보는 경험이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데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하며 나도 스트레스를 같이 받는 기분이었다. 나는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런 여러 생각들과 분위기 때문에 나는 학원 일을 관두고 싶어졌다. 경쟁과 스트레스가 가득한 학원이 싫었다. 그때부터 내 목표는 학원을 관두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었다. 동생과 작은 카페를 하나 차려서 적당히 먹고 살 만큼만 벌면서 강아지랑 함께 사는 것이 목표였다. 외주로 기출 문제 해설 일을 하고 있는 게 있는데, 그것은 유지하면서 평화로운 카페에서 노트북이나 두드리는 삶을 살고 싶었다. 외국 여러 도시에서 한 달 살기라는 것도 해보고 싶었다. 그 목표가 있어서 그래도 즐거웠던 것 같다. 동생과 어떤 음료와 디저트를 팔까도 이야기해 보고, 카페 투어를 다니면서 나름의 분석도 해 보고, 어떻게 꾸며야 우리 강아지도 카페에서 잘 있을 수 있을까도 생각해 봤다. 그러다가 결국 진짜로 카페를 차렸던 것이 1년 전의 일이다. 카페를 창업했던 일은 다음 기회에 또 쓰겠지만 결론은 빚만 남기고 말아먹었고, 나는 다시 학원 강사가 되었다. 나는 이제 인생의 목표가 없다. 하고 싶은 일도 없어서 취미도 없고, 할 일이 없어지면 방안에 틀어박혀서 우는 삶을 살고 있다. 새로운 목표를 만들면 괜찮아질까? 어제 그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조금 더 오래 우울했을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 짓고 정말 제대로 다시 목표를 생각해볼 생각이다. 나아지고 싶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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